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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볼라 사망자 826명으로 늘어…급속 확산 왜?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치사율 90%에 달하는 ‘죽음의 바이러스’ 에볼라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AP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기니ㆍ라이베리아ㆍ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가 최소 826명으로 늘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발병한 이래 최악의 인명피해로, 최근 확산 속도가 통제 수준을 넘어서자 WHO는 오는 6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를 논의할 계획이다.


▶지구촌 죽음의 바이러스 공포 확산=미국인 사망자가 처음 발생한 데 이어 미국인 감염환자가 본국으로 송환돼 치료를 받는 등 에볼라가 서아프리카를 넘어 전 세계로 퍼질 조짐을 보이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사회적 혼란이 빚어지자, 각국은 확산 방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아프리카 발병국들은 잇달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에볼라 진원지를 격리구역으로 설정,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미국ㆍ유럽ㆍ아시아 등도 서아프리카에 대해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항공편을 통해 에볼라가 다른 국가로 쉽게 퍼질 수 있다는 공포에 항공사들도 에볼라 발생 지역 운항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협의해 확산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관광객들에 대한 검진도 주도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대 전염병연구소의 마이클 오스터홀름 소장은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지난 40여년간 아프리카에서 20여건의 에볼라 발병이 있었고 매번 통제하는데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여러 면에서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며 “아프리카는 물론 전 세계로 퍼지는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공포를 잠재우고 추가 피해를 막으려면 국가 간, 전문가 간 협력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에볼라 감염 초기 증상은 열, 두통, 근육통, 목감기 등으로 말라리아, 장티푸스, 콜레라 등 다른 질병의 증상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해외여행후 귀국한 환자들 중 고열ㆍ근육통ㆍ두통ㆍ구토ㆍ발진 등 에볼라 감염시 나타나는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을 집중 방역 대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에볼라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 동물의 피나 땀, 침과 같은 체액, 조직과 접촉을 통해서만 전염된다.접촉 없이 공기로 전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급속 확산하는 이유는=유동인구가 많고 세계 각국으로 항로가 연결된 이들 대도시를 중심으로 에볼라가 확산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위험이 커졌지만, 인력 부족으로 발빠른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발병국 확대에 따른 ‘재앙’을 경고하며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에볼라의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근본적 원인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월 기니에서 창궐한 이래 불과 6개월 만에 에볼라가 이처럼 전무후무한 속도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은 밀림이나 시골에서 주로 발생했던 과거와 달리 인구 이동이 많은 도심지에 발병지가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3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분석했다.

산제이 굽타 CNN 의학전문 선임기자는 “작은 마을 사이를 잇는 도로들이 많이 생겼다”면서 “이동이 자유로워진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에볼라가 이같이 빠르게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발병 도시인 코나크리, 몬로비아, 프리타운은 기니ㆍ라이베리아ㆍ시에라리온의 수도이자 국제공항이 있는 곳이다. 때문에 이곳을 이ㆍ착륙하는 항공기를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를 다른 나라로 퍼뜨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된다.

실제 지난달 에볼라로 사망한 미국인 패트릭 소여는 라이베리아에서 감염된 뒤 가나를 경유해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입국했다. 해당국 보건 당국은 그와 같은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들을 역추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소재 파악을 마치지 못한 상황이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에볼라가 구멍 뚫린 국경을 넘어 인구가 유동적으로 이동하는 지역에서 발병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비행기 여행을 통해 확산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고 우려했다. 굽타도 이런 점에 집중해 “언젠가 에볼라 감염환자가 서반구(미주ㆍ태평양) 국가에서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서아프리카 발병국 주민들 사이에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도 에볼라 확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발병 직후 의료시설을 찾지 않고 미신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환자들이 피해를 늘린다는 지적이다.


▶각국 에볼라 대처 고심=에볼라 발병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전 세계 각국은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기니ㆍ라이베리아ㆍ시에라리온 3개국에 대해 ‘3등급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이번 경보는 2003년 사스(SARS) 확산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심각한 상황일 때만 내려진다.

또 미국 정부는 오는 4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ㆍ아프리카 정상회담 참석자들에 대해서도 감염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은 공항을 통해 에볼라가 들어올 것에 대비해 회원국에 대한 감염자 추적 및 격리치료 등 방역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확산 방지에 나섰다. 기니를 포함한 이들 3개국은 국경에 접한 에볼라 진원지를 격리구역으로 설정하고 출입을 막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서아프리카에 파견됐던 국제 의료ㆍ방역 전문가 및 봉사단들이 전염 우려로 잇달아 발을 빼면서 에볼라 대응 인력이 현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달 안에 전문가 50명을 파견해 WHO와 긴급 대응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지만 사태는 시시각각 악화되고 있다.

일례로 라이베리아 당국은 몬로비아에 에볼라 사망자 시신 100구를 묻을 묘지를 마련하라고 명령했지만, 2일 밤까지 5곳만 마련되는 등 시신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3일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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