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적인 관점이 많습니다. 기존 집값이 너무 오른 상태에서 안 떨어지는데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쓴다고 해서 누가 사겠느냐는 겁니다.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 성공의 관건은 기존 집 거래가 늘어나느냐입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강남 재건축 단지,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한 수도권 신규 분양단지, 대구와 부산 등 최근 수 년간 주택공급이 부족했던 지역, 세종시와 혁신도시 등 중앙행정기능의 지방 이전 수혜 도시 등을 위주로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반면 기존 집 매매는 여전히 정체돼 있습니다.
LTV, DTI 완화가 시행되는 8월 1일 역시 시장은 여전히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이런 분위기는 큰 반전의 계기가 없는 한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LTV, DTI로 왕창 대출받아 집을 샀다가 잘못해 꼭지점을 잡을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는 관점이 지배적입니다.
LTV, DTI 완화로 한 채에 10억원 가까이 하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 매매가 활성화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는 반면, 그동안 거래가 뜸했던 고가 아파트를 팔 기회라며 이때 얼른 팔고 나가야 한다는 상반된 시각이 교차합니다.
이렇게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심리적 간극이 가까이에서 충돌할 경우 일시적으로 기존 집이 일부 팔린다 해도 대체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택경기 부양을 위해 거의 마지막 카드까지 다 쓴 상황에서 시장의 반응이 미지근하다면 앞으로 장기간 부동산 불황의 골은 깊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정부는 부동산 경기부양이 우리나라 경제 활성화의 첫 단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으로 확실하게 부동산 경기 부양을 해야 합니다. 어설프게 하다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연출될 경우, 피해는 또 국민 몫입니다.
그러면 과연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뭐가 필요할까요.
부동산은 심리라고 합니다. 오를 거라는 심리에 의해 하루에도 아파트값이 1억원, 2억원 오르기도 하고 심리에 의해 하룻밤새 몇억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결국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심리를 잡아야 합니다.
왕도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국가 경제의 미래가 밝게 전망되면 집값은 알아서 뛰고 거래도 알아서 됩니다. 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고 해서 연고를 바른다고 해서 낫지 않습니다. 지난 식사에서 상한 음식을 먹어 식중독에 걸렸는지, 너무 과식해 소화불량인지, 아니면 어떤 동물한테 물린 건지, 여러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밝혀진 원인에 맞는 처방을 해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잇따라 푸는 건 붉은 반점에 일단 아무 연고나 발라보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경기가 좋아질 거라는 확신이 생기고, 가계 소득이 꾸준히 늘어날 거라는 기대감만 충만하면 집은 활발히 거래되고 집값은 오릅니다.
부동산 시장 활황은 경기 활황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닙니다. 한 순간에 부동산 시장을 띄워 경제 활성화를 이뤄내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경제구조를 개선하고 혁신해 경기가 좋아져야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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