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에서> 윤상직 장관님…휴가 가셨으면 쉬셔야지 또 일하세요?
[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일 열심히’ 하기로 소문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여름 휴가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다. 주말 이틀을 빼면, 목, 금, 월 실질적으로는 3일을 쉰다.

그런데 윤 장관은 이상하다. 휴가를 갔는데, 일을 한다. 그것도 현장 점검이라고 해, 원자력 발전소를 방문한 뒤 현장 직원들을 격려한다고 한다. 31일, 1일 이틀 동안 원자력발전 시설 3곳인 고리, 월성, 한울을 방문한다.

1일 오후 8시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개최하는 ‘울진 뮤직farm 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해 행사하기도 한다.

머리도 식히고, 여유를 갖기 위해 떠나는 휴가인데 또 일에 빠져 있는 셈이다.

뮤직 페스티발에 갔다면, 음악을 즐기고 소리도 질러보고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며 가족들과 얘기도 나눌법 한데, 오로지 일이다.

주말이 낀 2~4일이 되서야 한가롭게 여유시간을 즐긴다고 한다.

윤 장관은 평소에도 일 열심히 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현장을 직접 가 눈으로 확인하는 꼼꼼함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워커홀릭이라며 걱정의 눈빛을 보내기도 하지만, 일 열심히 하는 또 다른 분인 대통령의 눈에는 참 고마운 장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쉬지 못하며 일만 하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영국 런던 대학 조직심리학과 연구원이며 비즈니스심리학자인 토니 크랩은 최근 자신이 쓴 책 ‘내 안의 침팬지 길들이기’라는 책에서 “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토니 크랩 박사는 또 인간의 삶에 과부하를 거는 주범으로 ‘분주함’을 꼽았다. 그는 “인간의 몸에서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는 휴식의 시간이 허용되지 않으면 ‘알로스타틱 부하’라는 육체와 뇌의 탈진 상태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또 “과다의 세상에서 ‘모어’(more) 전략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이 휴가를 가서도 일에 빠져 있다 보니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물론 실장, 국장 등 고위 공무원 중 일부는 장관의 눈치를 봐 슬슬 휴가를 포기하거나 줄여서 가기도 한다.

‘국내 휴가를 통한 경기 활성화’라고 말한 윤 장관의 말이 사뭇 어색하게 들린다.

okidok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