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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끝 새정치 호남 민심 한달 새 20%P 급락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 7ㆍ30 재보선 참패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한 달간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지지율 20%포인트 이상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내에서는 지도부 총사퇴로 수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고, 당밖에서는 ‘안방민심’으로부터도 철저히 외면받고 있어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중고(二重苦)는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난 달 첫주(1~3일) 광주ㆍ전라 지지율은 63%였지만 29~31일 실시된 조사에서는 42%로 급락했다.

이번 결과는 재보선 투표 당일과 바로 다음날 민심까지 반영된 것이다. 전국 1000명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광주ㆍ전라가 차지하는 표본크기가 10% 수준이긴 하지만 최근 이 지역에서 나타난 지지율 추세는 결코 이번 재보선 결과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순천ㆍ곡성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당선된 배경에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호남 민심의 변화도 포함됐다는 것을 수치로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사퇴를 결의한 후 차에 오르고 있다. 2014. 7. 31

‘묻지마 당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지역 성향이 강했던 호남에서 지난 한 달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한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기동민 전 서울정무부시장을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할 때부터였다. 기 전 부시장은 광주 광산을에 선거사무소까지 차렸는데, 당은 그를 돌연 동작에 꽂았다. 당시 시점이 지난 달 3일이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호남 지지율은 63%에서 53%로 10%포인트나 빠졌다.

여기에 당은 국정원 댓글 사건 관련 외압수사 의혹을 폭로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지난 달 9일 광주 광산을에 내보내면서 ‘보은공천’ 논란을 낳았다. 그 여파로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다시 47%로 6%포인트 줄어들었다. 선거 막판인 지난 달 24일 잇따라 야권 단일화가 성사되며 지지율이 49%로 소폭 상승했으나, 투표날 ‘광주 최저 투표율 오명’과 ‘이정현의 순천ㆍ곡성 반란’이 쏟아지며 새정치민주연합 호남 지지율은 40% 초반까지 곤두박질쳤다. 전국 지지율도 지난 달 첫주 31%에서 둘째 주 28%로 떨어지더니 이번 조사에서 26%를 기록해 4주 연속 30%대를 밑돌았다.

당내 의원들은 국민이 공감하지 못하는 공천이 선거패배와 민심하락을 불러왔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486주자인 이인영 의원은 이날 PBC라디오에 출연해 “호남민들이 동의할 수 없었던 전략공천 과정의 절차적인 하자가 우리 후보들에게 등을 돌리게 했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와 최고위원단이 총사퇴한 것에 대한 내부 비판도 제기됐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YTN라디오에서 “선거에서 패배했으면 여러 가지 원인들을 분석해 다음 새 지도부가 들어설 때 도움이 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대표와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사퇴해버리는 것은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당내 질책이 무성한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은 박영선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이날부터 상임고문, 중진의원 등의 순서로 비대위 구성을 위한 비상회의에 들어갔다. 오는 4일 의원총회를 통해 전체 의원 의견도 수렴할 예정이다. 하지만 비대위 구성을 놓고 당내 의견이 분분해 어수선한 당 분위기가 정리되기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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