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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 당내 실세만 ‘수두룩’…수면 밑에선 알력다툼 팽팽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7ㆍ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11석을 차지하면서 ‘김무성호(號)’가 조기에 안착했다. 당권을 잡은 지 보름 만에 치러진 ‘미니 총선’에서 세월호 참사와 인사 실패 등의 악재를 뚫고 압승을 거두면서 김 대표가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좀처럼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기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타가 공인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 이정현 의원, 당내 친박 맏형 7선의 서청원 최고위원, 충청권 맹주 이완구 원내대표, 쇄신을 기치로 내세운 김태호ㆍ이인제 의원 등 당내 ‘실세’로 꼽히는 중진급 의원들만 한 손에 꼽히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새누리당이라는 깃발 아래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외치지만, 본인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저마다 파이를 키우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당 안팎으로 터져나오는 내홍보다 수면 밑 보이지 않는 ‘알력 다툼’이 더 팽팽한 법이다.

우선 지역주의의 벽을 넘고 ‘호남의 남자’로 부상한 이 의원은 당 지도부가 “그간의 노고를 취하하고 싶다”며 1일 의원 총회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에도 “이번주까지는 지역에서 당선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는 답을 보냈다. 다른 당선인들이 당 지도부 말 한마디에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모습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대목이다.

청와대 정무ㆍ홍보수석을 지낸 ‘정권 실세’ 이 의원은 앞으로 김 대표 체제하에서 친박 주류의 구심점으로 역할하면서 청와대와 당 사이의 가교역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친박계 좌장으로 꼽히는 서청원 의원이 김 대표와 다소 껄끄러운 관계인 점을 고려하면 이 의원이 서 의원을 대신해 ‘친박계 대리인’ 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 있다. 전당대회에서 패배한 뒤 열흘 만에 당무에 복귀한 서 의원은 재보선 직후 처음으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또다시 참석하지 않았다.

수평적 당청관계를 강조한 김 대표와 이 의원 간 차후 감정의 골이 깊어질 여지도 농후하다. 박 대통령을 향한 비난에 몸을 부르르 떨며 눈물을 흘리는 이 의원이 청와대를 향한 당내 비판의 목소리를 수긍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31일 김 대표가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비박계 재선의 김학용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앉히자, 이를 견제하듯 친박계를 중심으로 이 의원을 ‘호남 대표’로 지명직 최고위원에 앉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편 “선거 운동에 나서 총력을 다하라”는 당 지도부의 주문에도 불구하고, 이 원내대표는 본인의 정치기반인 충청권 지원유세에만 참여하는 등 이번 재보선에 깊이 관여하지 않았다. 세월호특별법 처리 등 시급한 원내 현안이 있어서라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당 안팎에서는 당 대표와 차별화 된 행보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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