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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정한 템포로 물 흐르듯 스윙…비거리·정확성 다 잡았다
박인비도 반한‘ 김효주의 명품스윙’살펴보니
헤드스피드 시속 160km 육박…양발 고르게 균형 잡힌 어드레스

다운스윙때 하체·허리 큰힘 실려…일반인들에겐 자칫 부상 위험도



미국에서 활약 중인 ‘골프여제’ 박인비(26·KB금융)는 지난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10개월 만에 참가한 뒤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두가지 꼽았다. 눈에 띄게 빨라진 경기 속도가 하나였고, 또 다른 하나는 함께 라운드한 후배 김효주(19·롯데)의 스윙이었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 많은 톱프로들의 스윙을 봐왔던 박인비는 “김효주의 샷은 세계 최정상급”이라고 극찬했다.

김효주의 명품 스윙이 올시즌 절정의 샷 감각과 뛰어난 성적과 맞물려 더욱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김효주는 자타공인 ‘교과서 스윙’의 일인자다. 대원외고 재학 시절부터 ‘프로 잡는 아마’ ‘괴물 신인’으로 명성을 날린 배경엔 탁월한 스윙과 정교한 샷이 큰 몫을 차지했다. 일정한 리듬과 템포로 물 흐르듯 이어지는 부드러운 스윙이 압권이다. 


165㎝로 그리 큰 키는 아니지만 시속 100마일(160㎞)에 육박하는 빠른 헤드스피드로 투어에서 중상위권(평균비거리 255.75야드·25위)의 비거리를 낸다. 김효주의 스윙은 페어웨이 안착률 1위(89.29%) 그린 적중률 3위(78.65%)의 눈부신 기록과 함께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영원한 숙제인 비거리와 정확성에서 모두 압도적이다.

KLPGA 투어 통산 3승을 거둔 서아람 한남대 골프레저학과 교수는 “김효주의 스윙은 한마디로 ‘소리없이 강한 스윙’이다. 조용하면서도 매우 강하다”며 “양발에 고르게 체중이 분배된 어드레스, 낮고 길게 잘 뺀 테이크어웨이, 견고한 하체와 회전이 잘 된 상체로 만들어내는 큰 파워 등 스윙의 모든 순서와 과정이 유연하고 완벽하다”고 했다.

서 교수는 “보통 오른쪽이 잘돼야 왼쪽도 잘 된다는 말을 한다. 테이크어웨이와 백스윙톱, 다운스윙의 오른쪽 부분이 잘 지켜지면 임팩트 이후 팔로스루와 피니시의 왼쪽부분도 훨씬 좋아진다. 김효주는 이를 일관되고 정확하게 만들어내기 때문에 미스샷이 거의 없다”고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김효주를 가르치고 있는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은 “김효주 스윙의 가장 큰 특징은 리듬과 자연스러움이다. 어렸을 때부터 이를 가장 많이 강조했다”며 “모든 골퍼에게 최고의 스윙은 틀에 박히지 않는, 각을 잡지 않는 자연스러운 스윙이다. 어깨를 90도 돌려라, 힙턴을 해라, 이런 것들은 큰 의미없다. 내가 편하게 할 수 있는 스윙을 만들면 리듬도 자연히 좋아진다. 억지로 만든 리듬은 필드에서 긴장될 경우 절대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많은 주말골퍼들은 김효주의 스윙을 눈여겨 보고 흉내라도 내고 싶어한다. 대회 때마다 김효주 뒤로 구름같은 갤러리들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하지만 김효주는 주말골퍼들에게 줄 수 있는 팁을 묻자 “제가 웬만하면 제 스윙을 따라하지 말라고 말씀드려요”라며 웃는다.

김효주는 “내 스윙을 따라하다 보면 허리를 다치기 쉽다. 다운스윙을 시작할 때 하체를 많이 돌리고 내려오는 스윙이라 허리에 무리가 간다. 게다가 피니시가 완전히 끝까지 가는 스타일이다. 내 스윙을 따라하다가 다친 분도 봐서 웬만해선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김효주는 자신의 스윙에선 세가지를 눈 여겨보면 좋을 것같다고 귀띔했다. 김효주는 “스윙 플레인(궤도)이 첫번째다. 테이크백과 다운스윙의 궤도를 많이 신경쓴다. 정말 잘 맞을 땐 스윙 궤도가 올라간 그대로 내려온다. 반면 안맞을 땐 그 궤도를 벗어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어드레스할 때 항상 ‘어떻게 채를 드느냐’에 가장 많이 집중한다”고 했다. 이어 “자신만의 리듬과 몸통 스윙을 기억하면 좋다. 특히 리듬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조언하기 힘든데, 나같은 경우는 리듬을 억지로 만들거나 생각을 하진 않는다. 꾸준한 연습을 통해 자신만의 리듬을 몸에 입히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서아람 교수는 “김효주 스윙에서 가장 배워야할 점은 역시 템포다. 공이 안맞는 건 스윙이 느려서 안맞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 템포가 빨라져서 안맞는 것이다”며 “코스에 나가며 누구나 다 빨라진다. 투어 프로들도 긴장돼서 미친듯이 샷이 빨라진다. 유명한 프로들도 자신의 장갑이나 모자챙 안쪽에 ‘천천히’ 세 글자를 써 놓는다. 백스윙이 빨라지면 다운스윙은 더 빨라진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의식적으로 백스윙을 천천히 가야겠다고 생각하면 미스샷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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