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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검진 예약하고 왔는데 며칠새 망해버린 병원, ‘황당’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 강북구에 사는 A(52ㆍ여)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예약한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아침부터 B병원을 찾았으나 이 병원이 갑작스레 문을 닫은 것이다. 병원 정문에는 ‘내부사정으로 23일부터 임시휴업’이란 메모가 붙어 있었다.

병원이 문을 닫은 지 5일이나 지났는데도 그 사이 예약환자에게 아무런 통보도 해주지 않아 헛걸음을 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A 씨는 병원이 문을 닫기 바로 전날인 22일에 직접 예약을 하러 갔었다. 그때까지도 병원은 아무렇지 않게 건강검진 예약을 받았던 터라 A 씨는 더욱 황당했다. 전날밤부터 굶어가며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A 씨는 결국 항의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아침부터 다른 병원을 찾아 헤매야 했다.

하루 아침에 문을 닫아버린 이 병원은 동네 의원급이 아니라 100개에 가까운 병상과 8개의 진료과를 갖춘 소위 ‘준종합병원’ 이었기에 무책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크게 나오고 있다. A 씨는 “몸이 안좋을 때마다 이용하던 큰 병원이 망했다니 안타깝긴 하다”면서도 “문을 닫을 때 닫더라도 예약 환자들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신경써야 하는 것 아니냐”며 화를 감추지 못했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계없음.

본지 취재 결과 30여년 역사의 B병원은 병원장이 바뀐 후 최근 경영난을 겪으며 회생 신청을 해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병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 긍정적으로 회생계획이 흘러가던 중, 건물주가 건물 임대 연장을 거부했고 이로 인해 회생계획이 취소되면서 결국 파산신청에 이르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B병원 관계자는 “끝까지 병원을 살릴 방법을 고민하다가 갑작스레 문을 닫게 됐다. 이 병원의 초대 병원장이었던 건물주가 매정하게 나와 야속하긴 하다”면서 “예약자들에게 미리 통보를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한편 B병원은 요금체납으로 1일부터 전기가 끊겨,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진료기록 조차 발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병원 관계자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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