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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마단 이후 1주일간의 휴식…가족찾아 印尼판 ‘민족 대이동’
지구촌 구석구석 엿보기 - 이슬람교도 세계최다 2억 인도네시아
금욕·신앙회복 한달 뒤 첫날 ‘르바란’…3000만 귀성 교통혼잡 ‘한국 보는듯’

무슬림 訪韓여행객 급증 작년엔 53만명…이슬람 율법 맞춤형 관광 인프라 시급 ‘日 할랄 인증…中·호주도 유치경쟁 가세



세계에서 이슬람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어디일까. 중동을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2억5000만명 인구 중 2억 이상이 이슬람인 인도네시아다.

지난 6월28일부터 시작된 ‘라마단’이 이번주에 끝났다.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인 라마단은 마호메트가 알라에게 계시를 받은 달을 기리는 성월(聖月)로,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물을 포함한 음식을 일절 입에 대지 않는다. 원칙적으로는 자기 침도 삼켜서는 안되고, 화를 내거나 욕설을 삼가며 흡연도 피한다. 

관공서와 기업,학교는 단축근무,수업을 한다. 금욕과 고통을 감내하며 신앙을 회복하고, 불우한 이웃과 공동체를 돌아보는 시간이다. 그러니 이때에는 외국인이나 타 종교인이라도 무슬림이 보는 곳에서 음식을 먹거나 흡연을 하거나 음료수를 마시는 일은 자제하는 게 기본이다.

‘라마단' 기간 중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때 대낮에 음식을 먹거나 대놓고 담배를 피우는 건 실례이다

그렇다고 소비가 위축되는 건 아니다. 단식기간이지만 낮 시간 단식을 위한 영양보충을 차원에서 저녁 때 소비는 평소보다 크게 증가한다.

오후 5~6시가 되면 자카르타 시내는 무척 북적인다.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사람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라마단 중엔 ‘부까 뿌아사’가 저녁에 있기 때문이다. 오후 6시경이면 하루 금식이 끝나고 ‘마그립(일몰 후 예배)’이 시작된다.

모스크의 스피커에서 마그립을 알리면 사람들은 “알함두릴라(신의 가호에 감사합니다)”라고 합창하며 금식 후 첫 끼니인 ‘부까 뿌아사’를 갖는다. 자카르타 중심에 있는 동남아 최대 규모의 이스띠끌랄 모스크에서는 매일 3000명 분의 음식을 준비한다고 한다. 

최근 라마단이 끝남에 따라‘ 르바란’축제와 시작되는데 한국의 명절처럼 귀성행렬로 극심한 교통체증을 보인다. 독특한
이슬람 문화에 맞춰 무슬림 관광객을 맞기 위한 국내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이 때 자카르타 시내 주요 도로는 꽉 막히고 길거리 식품상인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이 행사엔 파트너 기업 관계자 등도 참석해 현지 무슬림 비즈니스맨과의 정서적 유대를 넓히기도 한다.

한달간의 라마단이 끝나고 도래하는 샤왈(Syawal, 이슬람력 10월)의 첫 날은 ‘르바란’이라는 무슬림 최대의 명절이다. 

사람들은 ‘르바란’ 시작일을 기준으로 보통 1주일 휴무를 한다. 이 기간엔 한국의 추석처럼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가족들과 모이기 위해 3000만명의 귀성 행렬이 이어진다. 교통 혼잡이 극심해 지방 간선도로에서 3~4일을 보내는 일도 허다하다.

아침 기도후에 친지와 인사하고, 묘지를 찾아 성묘도 하고, 준비한 선물을 나누고 빳빳한 신권을 어린 조카, 친척들에게 나눠준다. 우리의 추석 또는 설 명절풍경과 흡사하다.

인도네시아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으로 르바란 명절기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정부는 르바란 전후 1주일 기간 항공편 이용자는 약 350만여 명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한국을 방문하는 사람도 1만 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 인도네시아를 포함하여 무슬림의 한국 방문이 크게 늘고 있다. 무슬림 방한객 수는 2011년도 38만 명, 2012년도 45만 명, 2013년도 53만 명으로 매년 16~17%씩 성장세다. 

이런 무슬림 방한객 증가 추세에 불구하고, 한국내 이슬람에 대한 편견의 벽이 높다. 가장 기본적인 오해는 ‘이슬람’, ‘알라’, ‘무슬림’, ‘아랍’ 이란 말을 종교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인데, 그렇지 않다. ‘복종’, ‘신’, ‘신자’, ‘아라비아어를 쓰는 중동인‘이라는 뜻의 일상어이다.

무슬림 관광객을 위해서는 최소한 이슬람 율법에 맞춰주는 ‘샤리아’ 관광 인프라가 필요하다. 샤리아 관광이란 여행중에도 이슬람 율법을 지킬수 있도록 호텔과 식당에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끼블랏(kiblat) 표시, 기도 매트가 깔린 간이 기도소 공간, 무슬림을 위한 할랄(halal) 음식 매뉴, 기도전에 손과 발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 등을 준비하고, 여행 일정에 기도시간을 할애해 주는 것 등을 말한다.

‘샤리아 관광’의 잠재력은 무슬림의 관광체류기간이 다른 문화권 관광객에 비해 2~3배 길고 소비가 많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중국, 일본, 홍콩, 터키, 호주, 뉴질랜드 등이 무슬림 유치경쟁에 뛰어 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작년부터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내 할랄 인증 식당이 이미 200개를 넘었다.

이에 비해 한국의 무슬림 관광을 위한 인프라는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 지자체, 관광업계는 샤리아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공동협력을 확대하고, 할랄 식당, 기도소를 확충하는 한편 극소수에 불과한 인도네시아 등 특수어 가이드도 늘려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은 세상의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쉼터가 될수 있다.

권종술 한국관 광공사 자카르타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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