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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공능력 변동 보니 건설업 흥망성쇠가 보이네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건설업 시공능력평가 순위에 나타난 지각변동을 보면 건설업체들의 흥망성쇠가 한눈에 들어온다.

해외사업과 국내 주택사업에서 선전하는 건설사들의 상승세가 가파르고,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거나 워크아웃 등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들은 빠르게 순위에서 밀린다.

올해 9년만에 1위를 탈환한 삼성물산의 저력은 해외 사업이다. 해외에서만 지난해 14조3490억원을 수주(전체 신규 수주액의 73%)했다. 특히 호주 로이힐 광산개발 프로젝트가 컸다. 도급규모만 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착공에 돌입해 올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렸다.

현대건설은 2위로 밀리긴 했지만 해외 플랜트 공사 실적이 반영되는 ‘산업환경설비공사업’ 부문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 10조4852억 원을 달성하며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우즈베키스탄 탈리마잔 발전소, 베트남 몽주엉 화력발전소 공사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5위였던 포스코건설은 주택, 건축부문의 약진으로 3위까지 올랐고, 지난해 10위였던 한화건설은 이라크 주택사업 매출에 힘입어 9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54위이던 현대엔지니어링은 13위였던 현대엠코 합병하면서 단숨에 10위로 올라 ‘톱10’ 건설사 대열에 합류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에따라 시평 10위권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2개 건설사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내거나 경영사정이 좋지 않은 건설사들은 대부분 순위가 추락했다.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대우건설이 지난해 3위에서 5위로,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9위에서 올해 13위로 내려갔다. 작년 1조원 수준의 적자를 낸 삼성엔지니어링은 작년 11위에서 올해는 29위로 18계단이나 곤두박질쳤다.

법정관리중인 쌍용건설은 16위에서 19위로, 워크아웃중인 금호산업은 18위에서 20위로 내려갔다. 100위권 내에서 순위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법정관리중인 LIG건설로 59위에서 85위로 26계단이나 떨어졌다.

법정관리중인 우림건설은 지난해 88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100위권 순위에서 사라졌으며, 작년 35위를 기록한 벽산건설은 올 4월 파산하면서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종적을 감춰 씁쓸함을 안겼다.

중견건설사 가운데 최근 활기를 띠는 지방 주택시장의 실적을 토대로 순위가 급상승한 호반건설(15위)과 부영주택(16위)이 주목된다. 5년 전인 2009년만 해도 호반건설은 77위, 부영주택은 60위의 중소건설사로 꼽혔으나 지금은 20위권 내의 대형사로 성장했다.

지방에서 주택사업으로 성공한 중소건설사들의 순위 상승도 눈길을 끈다. 세종시 아파트 철근 누락 파문을 일으켰던 모아종합건설은 지난해 145위에서 올해 90위로 55계단 올랐고, 한림건설은 작년 100위에서 58위로 42계단 상승했다. 이들은 주택시장 침체에도 지방 인기 지역에서 잇따라 분양에 성공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안광섭 건설협회 회원본부장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는 해외사업과 국내 주택사업에서 실적이 좋은 업체들의 뚜렷한 상승세가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현행 토목건축 위주의 시공능력평가에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 시공능력평가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질하기로 하고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논란이 되는 해외 플랜트 부문 및 경영평가 점수 반영비율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달라진 시공능력평가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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