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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이석범> 에너지산업 투자, 발상의 전환을
이석범(한전경제경영연구원장)

지난 6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산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세계 에너지투자 전망’ 특별보고서를 발표했다.

마리아 반 더 호벤 사무총장은 보고서 서문을 통해 “에너지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안정적이고 중장기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에너지산업의 도전과 기회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에너지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2035년까지 매년 2조2000억달러, 총 48조달러의 투자가 요구된다. 이중 전력설비 분야만을 봤을때, 유럽은 노후화된 송배전설비 교체 비용이 크게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전세계 전력투자의 22%를 점유할 중국은 발전설비 대비 부족한 송배전설비에 신규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도 예측했다. 아울러 큰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인도의 경우엔 높은 송배전 손실을 개선하는데 많은 투자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과거 에너지 시장은 급변이 아닌 지속적 과정 속에서 점진적으로 변화해 왔다. 예를 들어 석탄의 경우, 발견 이후 주요자원이 되기까지 100년이 소요됐다.

하지만 이후 석유와 가스의 출현 및 1970~80년대 오일쇼크로 인한 원자력발전의 급격한 확산과 함께 에너지 시장은 빠르게 변화됐다. 최근에는 셰일가스와 타이트오일 같은 비(非)전통자원 개발과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향상 기술 등이 시장을 빠르게 변모하는 게 트랜드다.

이렇듯 다양해지고 급변하는 글로벌 에너지시장에 대비한 우리의 투자전략과 정책대안은 무엇일까.

첫째는 에너지산업의 융합이다. 세계는 새로운 에너지의 등장과 보편화, 자원소비 최소화와 효율성 향상 기반의 새로운 산업혁명인 ‘제6의 물결’에 진입하고 있다. ICT와 에너지저장장치, 에너지통합관리 및 스마트그리드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에너지’의 경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육성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다.

둘째는 선택과 집중이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는 늘어나는 만큼, 투자 리스크 또한 커지고 있다. 한국전력이 수행하고 있는 UAE원전 건설과 최근 베트남 응이손 지역에서의 1200MW급 석탄화력발전 사업 수주 사례에서 보듯, 지역별 투자이슈와 에너지 자원별 특성을 고려한 선택과 집중의 해외진출 전략이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이다.

세계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에너지가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시대에 이미 와 있다. 2013년 기준 세계 15위 기업 중 에너지 기업이 9개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상위 15개 기업 중 에너지 기업 매출액 비중은 2007년 46%(1조5000억달러)에서 2013년 66%(3조1000억달러)로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에너지 기업들이 극심한 경제침체 기간 동안에도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다.

에너지효율향상과 수요관리로의 전환, 에너지해외사업 확대, 스마트에너지 등장, 신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소비자 주권향상 등 에너지기업의 미래에 펼쳐질 도전과 기회의 과제가 무궁무진하다.

과거 분할경쟁, 민영화 등 이론적이고 소모적인 구조개편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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