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취재X파일> 배당 확대, 알고보면 부자감세…서민 소득은 월 6만원 늘어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정부가 기업소득환류세로 배당을 늘려 경기를 살리려 애쓰고 있습니다. 과연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까요? 자세히 따져보면 부자들의 지갑만 더 두터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배당 확대를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서민보다 부자들의 세금을 더 깎아주려 하기 때문이죠.

정부는 29일 소액주주 배당세율을 현행 15%에서 5~9%로 낮추고, 대주주도 분리과세를 통해 최고 38%인 배당세율을 일괄 20%로 절반 가까이 깎아줄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2013년 기준 우리나라 개인주주는 501만명, 보유 시가총액은 272조원입니다. 1인당 평균 주식보유액을 계산하면 5341만원이 됩니다. 우리 증시의 최근 3년 평균배당수익률 1.3%를 적용하면 개인투자자 평균 배당금은 연 70만6000원입니다. 배당소득세로는 연 10만5900원을 내면 손에 쥐는 배당소득은 60만100원이죠.

만약 정부가 기대하는 것처럼 배당수익률이 1%포인트 올라가고(동일한 주당 배당금 기준으로 배당액 76.9% 증가), 세율도 낮아진다면 평균 배당금은 연 141만2000원으로 늘고, 배당소득세(5%적용시)는 7만600원으로 줄어듭니다. 실수령 배당소득은 134만1400원으로 이전보다 74만1300원, 123.5%가 늘어나는 셈입니다. 소득증가효과는 월 6만1775원이 되죠.

그런데 주식부자의 혜택은 이보다 훨씬 더 큽니다. 그 동안 연간 배당금 1억원(배당수익율 1.3% 적용시 주식보유액은 76억9230만원)에 3800만원의 세금을 낸 예를 들어 따져보죠. 역시 배당수익률이 1%포인트 올라가고, 세율도 누진제에서 20% 분리과세 단일세율로 낮춰지면 배당금 1억7692만원에, 세금 3538만원을 제외한 1억4154억원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금액으로는 연 7954만원, 월평균 663만원이 늘어납니다.

보유주식액이 더 많으니까 당연한 게 아니냐구요? 그렇지 않습니다. 배당소득 증가율로 따져도 주식부자가 128%로 개인투자자 평균 보다 4%포인트 이상 높습니다. 배당소득세 조정에 따른 혜택은 세액이 클 수록 더 높아지기 때문이죠.

이는 주식부자를 재벌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10대 재벌기업 총수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배당금(평균 시가배당률 0.8%)은 104억1800만원입니다. 현행대로면 금융소득종합과세 최고세율이 적용돼 배당금에서 연평균 39억5884만원의 세금을 내야하죠. 따라서 실제 배당소득은 연평균 64억5916만원이 됩니다.
그런데 배당수익률이 1%포인트 올라가고, 세율도 낮아지면 배당금은 234억4050만원으로 늘고, 배당소득세는 46억8810만원으로 줄어듭니다. 결국 실제 수령하는 배당소득은 187억5240만원으로 이전보다 122억9324만원, 190.32%나 늘어나는 셈이죠. 절세 효과가 부자일수록 더 크다는 점을 새삼 확인할 수 있습니다.

ky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