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슈인터뷰]윙크, 5년 後를 그리다
소금보다 더 귀한 것은 황금, 황금보다 더 귀한 것은 바로 지금.

"이렇게 공백기가 길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웃음). 그만큼 이번 음반은 전보다 10배 정도의 신중함을 기했습니다. 다음엔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까, 마음에 꼭 드는 것을 찾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아따 고것참'을 외치던 쌍둥이 여성듀오 윙크가 신보를 들고 돌아왔다. 2년 7개월 만이다. 실로 '화려한 컴백'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며, 이번엔 사랑과 삶을 표현하는 '봉 잡았네'로 대중들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진다.


◆ '봉 잡았네', 무엇보다 끌렸던 건 가사!

"신곡을 고를 때 이전 곡들보다 더 좋은 것을 찾아야 된다는 부담이 컸어요. 사실 좋다는 것 자체가 주관적일 수 있잖아요. 좋아하는 감정은 저마다 모두 다르니까요. 그래서 욕심을 낸 부분은 전 세대들이 다 같이 편하게, 또 만만하게 따라 부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강승희)

'친숙함'을 염두에 두고 선택한 곡이 '봉 잡았네'다. 쉽고, 또 윙크의 이미지와도 맞아떨어진다. 무엇보다 가사가 두 사람의 마음을 잡아끌었다.

"노래 속에 메시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또 지나치게 무거우면 안 되잖아요. 이번 곡은 딱 그 중간 지점이 잘 맞춰진 것 같아요. 쉬우면서도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정확히 있고요"(강주희)

'봉 잡았네'는 박현빈의 '샤방샤방'을 만든 김지환과 작곡가 부찬웅이 의기투합해 만든 곡이다. 특히 윙크는 김지환 작곡가와의 협업에 신선함을 표했다.

"의미 없는 가사보다는 '맞아, 바로 지금이 가장 중요해'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봉 잡았네'의 가사를 보고, 복잡하지 않은데도 마음에 콕 박히더라고요. 사실 원래 가사 암기가 늦는 편인데도, 이번 곡은 한 번 듣고 바로 외웠어요. 엄마도 2, 3번 들으시더니 따라 부르시더라고요(웃음)"(강주희)


"이번에 두 작곡가와 작업을 했는데, 한 명은 동갑이고, 또 한 사람은 우리보다 어리더라고요. 또래 친구들과 작업을 하다보니, 의견을 나누는 것 역시 이전보다 훨씬 수월했어요. 대화가 많아지니까, 곡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부를 때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강주희)

윙크는 이번에 무대 위 노래를 하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곡을 만드는, 음반을 완성해가는 즐거움도 알았다. 이전과는 달리 마스터와 믹싱, 가이드, 그리고 재킷 사진을 고르는 것까지 두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다. 윙크의 아이디어가 적극 반영된, 이번 음반은 오롯이 '윙크'의 것으로 탄생했다.

"이렇게 많은 부분 참여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세밀한 부분까지 작곡가와 의견을 조율하며 수정했고, 합을 맞췄죠. 그러다 보니, 애착도 남달라요. 진작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후회되기도 하지만, 지금이라도 깨우친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요. 많이 배웠습니다"(강승희)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그동안 느끼지 못 했던 새로운 감정도 알았다.

"믹싱과 마스터링 과정에 참여하면서, 최상의 밸런스를 찾는 기쁨을 맛봤죠.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완벽해졌을 때의 그 쾌감이 참 좋았어요"(강승희)

"작업을 마치고 새벽에 집에 갈 때의 그 느낌이 좋더라고요. 작품에 힘을 쏟고 나서 뭔가 뿌듯하고 보람찼어요"(강주희)

재킷 사진 역시 윙크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았다. 거품과 힘을 뺐다고 설명하는 두 사람. 더 예쁘고, 더 섹시하기보다는 대중들이 보기에 편안한 모습을 담아내려고 애썼다.


◆ 윙크, 더 나은 내일을 위해!

2년 7개월 만에 내놓은 신곡. 가장 손이 많이 간 음반이라는 점은 고스란히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터. 하지만 윙크는 담담하게 '비웠다'고 표현했다.

"욕심을 갖지 않기로 했어요. '이런 걸 보여드려야지!'하는 힘을 빼려고 노력했죠. 동생과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이 노래를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고민. '봉 잡았네'는 행복한 여성의 마음이잖아요. 결혼식장 앞에서 문을 열면 모두가 나를 축복해주는 그 상황, 그 벅찬 마음만 가지고 무대에 오르자고 마음먹었어요"(강주희)

"노래라는 건 대사에 멜로디를 얹은 것이니까,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가 '사랑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했어요. 저마다 이루고 싶었던 꿈을 이뤘을 때, 그런 기분으로 해도 좋을 것 같았죠"(강승희)

대중가요, 특히 트로트는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려야 비로소 '성공'한 곡이 된다.

"노래의 인기는 '얼마나 많이 불러주시느냐'에 달렸어요. 노래방에서 많은 분들이 부르는 노래가 진정 사랑받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가수도 관객들로 하여금 '내가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노래를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부르는 사람이 공감을 하고 누구보다 행복할 수 있어야 하죠. 처음엔 알지 못했어요. 해나가면서 알았어요.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눈을 맞추고, 그들이 따라 불러주실 때 저도 큰 힘이 나요"(강승희)

강승희는 작곡, 작사 공부에도 한창이다.

"이번에 두 곡을 내놨는데, 모두 퇴짜 맞았어요(웃음). 하지만 공부가 많이 됐어요. 곡을 쓰면서 트로트라는 장르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고, 만드는 입장이 되어 보니 확실히 큰 깨달음을 얻게 되더라고요"(강승희)

하면 할수록 어렵지만, 소속사 대표의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멈추지 말고 열심히 하라'라는 말에 더욱 힘을 내는 그다.

어느덧 데뷔 6년이 흘렀다. 하지만 숫자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도, 또 연연해하지도 않는다. 트로트계에서 이 정도 이력은 아직 멀었고, 여전히 '막내'이니까.

트로트계 베테랑이 되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지만,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건 알고 있다.

"어느덧 서른에 접어들었고, 먼 훗날 지금을 뒤돌아 봤을 때 '그 때처럼 열심히 살지는 못할 거야'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내 30대는 말이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어요"(강주희)

더 높은 곳을 위해, 그리고 피가 뜨거울 때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모험하는 것이 목표다. 윙크는 지금부터 시작이고, '이런 모습도 있었어?'하는 놀람을 매번 선사하고픈 욕심이 있다.

"현재의 이날을 추억하며 '그래, 나 참 후회 없이 살았어'라고 읊조리고 싶어요. 예전에는 동생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어요. 미래에 대한. 하지만 이제 지금 어디쯤 가고 있고,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확실히 알고 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강주희)

서로를 '분신'이라는 쌍둥이 윙크는 이제 같은 곳을 바라보며 향해가고 있다.

"보통 자매들은 친구 사이라고 하지만 쌍둥이는 그 이상의 의미, 꼭 분신 같아요. 거울 속 또 다른 '나'이거든요. 서로가 없는 부분을 채워주면서 진심이 담긴, 진정 잘 되길 바라기에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참 큰 힘이 됩니다"(강주희)

분명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둘이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 성장통이 없는 성장이 없듯, 윙크도 한 뼘 더 성장했다.

"가수 데뷔를 하고 나서 불만이 있었어요. 그전에 누리던 것을 다 누리면서, 가수로서도 무대에 서고 싶었거든요. 욕심이 컸던 거죠(웃음). 그래서 생각을 바꿨어요. 일정 부분을 내려놓고, 내가 지금 해야 하는 것에 더 집중하려고 했죠. 조금 더 음악에 전념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트로트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제가 할 일인 것 같아요"(강승희)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일상에 지쳐 있는 대중들에게 음악으로 위로해주고픈 윙크.

"나이가 들어도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서 대중들을 만나고 싶어요. 우리의 노래로 많은 이들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 그게 목표이자 꿈입니다"(윙크)

지금으로부터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생은 당시 개그우먼으로 활동하고 있던 언니에게 '5년 후엔 뭐하고 있을까?'라고 물었다. 평소 미래에 대한 꿈을 자세하게 그리는 언니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트로트 가수가 됐어. 차 안에 있는 나는 굉장히 다급해. 다음 스케줄은 부산이고, 시간을 맞춰 가기 위해 '달려! 달려!'하고 있을 거야"라고 답했다.

언니가 그린 삶은 '윙크'의 이름으로 고스란히 옮겨졌다. 그리고 2014년 여름, 또 한 번 묻는다 '5년 후엔 뭐하고 있을 것 같아?'


"지금 여기는 한국인데, 소극장이야. 우리를 좋아하는 팬들이 앞에 있고, 우리는 노래를 부르고 있어. 넌 자작곡을 기타로 연주하고 나는 노래를 불러. 내일은 중국 스케줄이 있어. 공연을 마치고 바로 짐을 꾸리러 가야 해"

언니 강주희는 안정적인 걸 추구하고, 동생 강승희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두 사람의 조화가 윙크의 미래를 밝게 비춘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