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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계인이 만들었나? 독일 4社 디젤엔진 비밀은…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디젤엔진의 시대다. 소음과 진동으로 승용차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던 푸대접은 옛말이다. BMW, 벤츠,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독일 4사의 디젤공세가 단연 압도적이지만,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높은 연비와 뛰어는 주행성능을 동시에 갖춘 디젤차의 비밀은 뭘까?

독일 디젤차의 공통점은 터보차저(과급기)를 달아 흡기압력을 높여 엔진 출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또 버려지는 배기가스 에너지를 회수해 터빈을 돌림으로써 엔진의 흡기와 배기 과정에서 출력이 올라가는 맥동효과(Pulsation Effect)를 낸다.

BMW의 트윈파워 터보 엔진(사진제공=BMW코리아)

BMW의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fficient Dynamics)는 엔진개발 초기부터 터보 차저를 동기화된 하나의 파워 유닛으로 만들어 흡기와 배기 밸브의 조절, 연소와 관련된 기본적인 시스템들이 통합적으로 제어한다. 특히 2009년 개발한 트윈파워 터보 시스템은 서로 다른 실린더에서 나오는 배기 압력이 간섭 없이 일정하게 터빈을 돌려 연료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으로 엔진 중량을 줄인 점도 연비향상의 비결이다.

아우디 A7 55에 적용된 TDI 엔진(사진제공=아우디 코리아)

올해로 개발 25년째인 아우디 TDI 엔진은 사전분사, 본분사, 사후분사의 3단계로 연료가 주입되며, 각 단계별 분사로 엔진의 폭발의 강도를 달리해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잡았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 25년 동안 TDI엔진은 배기량 대비 출력 및 토크가 100% 넘게 증가된 반면, 오염물질 배출량은 오히려 98% 줄었다고 강조했다.

1936년 세계 최초의 디젤 승용차를 선보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핵심기술은 커먼레일(Common Rail)이다. 다임러 벤츠와 보쉬가 공동 개발한 커먼레일 직분사 디젤엔진은 기존 기계식 직분사 엔진이 분사 때마다 새롭게 압력을 높이는 것과 달리 커먼레일이라 불리우는 레일(관)을 고압력 상태로 지속적으로 유지해 고압 연료를 정교하게 분사한다. 뛰어난 토크와 연료효율, 배기가스 최소화, 소음 감소 등이 특징이다. 벤츠의 새로운 배기가스 정화 시스템인 블루텍(BlueTEC)은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약 80% 가량 줄였다.

폴크스바겐은 TDI엔진과 듀얼 클러치 변속기인 DSG(Direct Shift Gearbox)의 조합이 강력한 연비를 만들어낸다. 수동기반 자동변속기를 한 단계 더 개선한 DSG는 필요한 경우에는 기어를 건너 뛰어서 저단으로 변속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이고 빠른 가속이 가능하다.

벤츠 E220에 적용된 CDI엔진(사진제공=벤츠 코리아)

▶괄목성장한 현대차 디젤엔진, 그러나...=현대차는 올 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에 들어간 2.2 E-VGT 엔진을 그랜저에 달았다. 이 과정에서 엔진에만 8개 신기술을 장착했고, 차체에는 흡음 관련 16개의 부품을 새로 달았다. 수입차 관계자들도 현대차의 디젤 기술이 짧은 역사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는 평가할 정도다.

르노삼성의 SM5 디젤은 엔진 배기량을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낮은 1500㏄로 줄인 덕분에 연비를 리터당 16.6km까지 끌어올렸다. 1회 주유로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연비다. 르노가 벤츠와 닛산 등에 공급하는 dCi 엔진을 SM5 특성에 맞게 르노삼성중앙연구소가 튜닝을 했고, 여기에 독일 게트락사의 6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폴크스바겐의 TDI엔진(사진제공=폴크스바겐 코리아)

국산 중형차 중 처음으로 디젤엔진을 적용한 한국지엠의 말리부 디젤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지엠의 유럽 파워트레인 측이 개발하고, 독일 오펠이 생산하는 2.0ℓ 4기통 터보 디젤 엔진과 아이신 2세대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말리부 디젤은 공인 연비보다 실연비가 더 우수하다는 평가다.

다만 연비에서는 아직 국산차가 열세다. 리터당 14.0㎞/ℓ의 연비인 그랜저 디젤은 경쟁차로 지목한 BMW의 520d(16.9㎞/ℓ)는 물론, 폴크스바겐의 파사트(14.6㎞/ℓ)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십년의 역사를 통해 엔진의 기능은 물론, 소재의 경량화 등 꾸준히 발전해온 독일 엔진의 기술을 국산차가 단시간내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하지만 향후 디젤 엔진 기술 개발에 좀 더 국산차가 노력을 기울인다면 더이상 독일 디젤의 독주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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