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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림해진 증권업계, 구도재편 본격화되나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업계의 구도재편 작업도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빅5’의 한 곳인 현대증권의 인수전은 하반기 가장 주목되는 인수ㆍ합병(M&A) 중 하나로 꼽힌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증권사 전반의 구조조정 비용은 4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대증권은 이날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임원 일괄사표 제출과 직원들의 자발적인 희망퇴직을 결정했다. 희망퇴직은 다음주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역시 희망퇴직 형태로 구조조정을 실시한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각각 400억~500억원 내외의 일회성 비용이 예상된다.

KDB대우증권은 퇴직금 단수제 전환과 위로금 지급 등으로 1100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창사 이래 첫 구조조정을 실시한 대신증권도 400억원 안팎의 구조조정 비용이 추산되고 있다. 


이런 업계 구조조정과 함께 새로 출범한 최경환 경제팀의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증권주 주가는 연일 급등세를 나타나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주는 7월 들어 지난주까지 코스피 대비 10.9%포인트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대형사를 필두로 시행중인 대규모 구조조정과 정부 금융규제 완화 기대감 등에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 구조조정을 마친 곳들은 하반기에 비용 감소가 본격화 하고 이익 개선도 점진적으로 주가에 투영될 것”이라며 “구조조정이 마무리 된 이후부터는 업계의 구도개편 작업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달 중순 메리츠종금증권이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업계 M&A 작업도 다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이번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기자본 1조원이 넘는 10대 증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예상 매각가는 1700억원대 초반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대증권 인수전도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증권 매각 예비입찰에는 일본계 오릭스와 사모펀드 운용사인 파인스트리트, 자베스파트너스 등 세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상태다. 다음달 말 본입찰이 예정된 가운데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추가로 입찰 참가서를 받기로 결정하면서 범현대가의 막판 참가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또 내년 초 통합 산업은행이 출범하면 정책 기능과 무관한 KDB대우증권의 패키지 또는 분리 매각 가능성도 유력하게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상위권 증권사 절반이 시장이 매물로 나와 있는 만큼 업계의 M&A 결과에 따라 업계 ‘새판짜기’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시장 예상보다 업계 재편이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형사의 경우 여전히 매각 작업이 난항이 겪고 있고, 노조 측의 반발 등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의 가치가 떨어져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인수가 가능해진 점은 M&A 활성화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하지만 증권사의 적정 가격을 도출하기 어려운 점 등 매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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