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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이터 변신 ‘제국의 아이들’ 김태헌
“팬들에 걱정 끼쳐 미안하지만 내가 진정 원하는 꿈 이루고 싶어”
아이돌 첫 종합격투기 선수, 8월15일 ‘레볼루션 2’ 출전
데뷔전 상대 日 타나카 다이사쿠 프로전적 3승2패 만만찮은 선수



인기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 김태헌(25)이 오는 8월15일 종합격투기대회 ‘레볼루션(Revolution) 2’에 출전한다는 소식에 격투기 및 가요계 관계자들은 귀를 의심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전례가 없는 현직 아이돌 가수의 격투기 진출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팬들의 반응은 그 이상으로 요동쳤다. 특히 제국의 아이들 팬클럽 ‘제아스’를 비롯한 소녀팬들은 “오빠가 다치면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는 걱정을 쏟아내고 있다. “인기를 올리려고 소속사가 무리하게 그를 링 위로 내몬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취미는 취미에서 끝내고 본업인 가수에 충실하라는 격투기 팬들의 비판도 없지 않았다.

이 같은 주변 반응에 이젠 김태헌이 당황했다. 험난한 도전이 될 것은 각오하고 벌인 일이지만, 팬들의 걱정을 사려고 한 건 아니다. 특히 소속사의 요구에 의한 반강제 출전설까지 돌자 진심을 전하기 위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파이터 겸업을 선언하며 8월15일 데뷔전에 나서게 된‘ 제국의 아이들’ 김태헌

김태헌은 25일 소속사를 통해 “격투기 출전은 누가 시킨되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내가 진정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오히려 소속사를 설득시킨 것”이라고 밝히고 “팬들에 걱정을 끼치게 된 점은 미안하지만 나를 믿고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트위터로도 같은 취지의 메시지를 팬들에게 전했다.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34), 헤비급 최강 스트라이커 명현만(29), 여성 파이터 ‘파이팅 뷰티’ 임수정(29) 등 내로라 하는 유명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김태헌도 이들과 함께 엄연히 파이터로서 링에 오르게 된다.

TV의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다. 각본이 있는 프로레슬링도 아니다. 종합격투기는 진검승부다. 눈썹부위가 찢어지거나 코피가 나는 건 흔하다. 코뼈나 팔의 골절, 인대 부상도 종종 있다. 강력한 한방을 허용하면 기절해 한나절의 기억이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지기도 한다. 팬들의 걱정이 괜한 노파심만은 아닌 이유다.

외모가 필수조건인 아이돌 가수와 달리 코미디언의 격투기 도전은 이미 국내에서 두 차례 사례가 있다. ‘왕비호’ 윤형빈(34)은 상대가 프로 전적이 없는 약체였던 데다 경기가 잘 풀려 별 다른 부상 없이 승리한 뒤 본업에 복귀했다. 하지만 ‘알통맨’ 이승윤(37)은 킥복싱 전적이 화려한 숨은 강자를 만난 바람에 코뼈 골절이란 중상을 당한 뒤 한동안 방송을 쉬어야 했다.

만능스포츠맨으로 통하는 김태헌이지만 이번 데뷔전 상대는 그의 전력을 상회한다. 프로 전적 3승2패의 타나카 다이사쿠(40)란 선수다. ‘아이언호스(Iron Horse)’란 링네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 경기는 65kg 페더급 체중에 맞춰 치러진다.

현지에서 맹훈중인 타나카는 헤럴드경제와 전화 인터뷰에서 “나와 싸울 상대가 유명한 아이돌이라는 사실은 이번 통화로 처음 알게 됐다”며 “‘링 위의 아이돌’을 꿈꾸는 나와 진짜 아이돌 중 누가 더 적합한 인물인지 가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상대로 결정된 일본의‘ 아이언호스’ 타나카 다이사쿠

타나카 역시 본업은 따로 있다고 했다. 그는 “10년째 노인들을 모시고 돌보는 ‘실버홈’에서 일하고 있다. 힘을 써야 하는 일이라 격투기로 다져진 내게는 잘 맞는 직업”이라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기뻐해 주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링 위에 올라온 순간부터는 선수라는 직업으로 부딪히는 것이지 아이돌이나 배우 또는 다른 직업이 있다 해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그를 쓰러뜨리기 위해 전심전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양보 없는 승부를 다짐했다.

이 같은 상대의 반응에 김태헌 측도 이날 “어려운 데뷔전이 될 테지만 물러섬 없이 맞서겠다”면서 “앞으로 ‘제아의 김태헌’으로서뿐 아니라 ‘파이터 김태헌’으로도 이름을 날리고 싶다”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이번 경기 오퍼를 받기 전인 올초부터 서울 상암익스트림짐에서 입식격투기 중심의 수련을 해온 김태헌은 최근 경기를 앞두고는 UFC 파이터 정찬성이 운영하는 정찬성짐에서 맞춤형 종합격투기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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