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그 많던 5만원권 어딨나 봤더니…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도피중에 사용하던 여행용 가방 2개가 공개되면서 그동안 ‘우리나라의 5만원권은 모두 마늘밭 아니면 007가방 속에 있다’는 속설을 다시한번 입증하게 됐다.

공개된 2개의 돈가방 중 한 곳에는 5만원권 다발로 8억3000만원이, 다른 한 곳에는 미화 16만달러(한화 약 1억6400만원)이 나뉘어 담겨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2개의 돈가방에 4번, 5번이라고 적힌 띠지와 함께 한화와 미화가 각각 나눠서 담겨 있었고 그 중 한 곳에는 (돈이 들어갈 수 있는) 빈 공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발견된 돈가방에서 나온 4번, 5번의 띠지로 미뤄 1번부터 3번, 혹은 6번, 7번 띠지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나머지 자금의 행방을 찾고 있다.

이처럼 10만원 자기앞 수표를 대신해 5년전 도입된 5만원권이 ‘어둠의 경로’를 통해 ‘어두운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속속 현실화되고 있다. 


앞서 2011년 전북 김제 마늘밭에선 발견된 인터넷 도박사이트 수익금은 5만원권으로 무려 22만장, 110억원 어치였다.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이 승용차 속 가방에 뒀다가 도난당했다는 3000만원도 5만원 다발이었다.

007가방에 5만원권을 채워 넣으면 5억원까지 가능하고 사과 상자에는 10억~12억원을 넣을 수 있어 ‘음성적 거래’나 ‘도피자금’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시중에 풀린 5만원권(발행잔액)은 총 45조396억2100만원으로, 전체화폐(기념주화 제외) 발행잔액 67조924억6900만원의 67.1%다. 장수로는 6월말 현재 총 9억100만장이 시중에 사용되고 있다.


반면 5만원권 환수율은 올 상반기 28.1%로 작년 같은 기간(54.5%)의 반토막이다. 10장이 풀렸는데 3장도 채 한은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5만원권의 연간 환수율은 발행 첫해인 2009년 7.3%에서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 등으로 꾸준히 늘다가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지난해부터 하락했다. 작년 환수율은 48.6%를 기록했고 올 들어선 20%대까지 떨어졌다.

1만원권의 환수율은 94.6%(2013년 기준)에 달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액권인 5만원권은 유통 개념보다 저장 개념이 더 강한 측면이 있다”며 “유통이 잘 되지 않으면 지하경제 규모는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