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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자’ 사라지고 ‘토크’하는 靑…朴 “입밖에 냈다면 반드시 실천을”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앞으로는 고개를 푹 숙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을 받아 적는 각료와 청와대 참모진을 보긴 어려울 듯하다. 청와대가 대통령 주요 지시사항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관련 부처 등에 전달키로 한 때문이다. 최근 소통 접점을 넓히고 있는 박 대통령이 각료 등과의 회의 석상에서 ‘적자생존(받아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의 모습이 연출되는 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판단한 영향이다. ‘적는’ 대신 ‘토론’의 분위기를 한층 띄우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23일 청와대에 따르면 전날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각 부처 장관들은 이전 회의 때와는 달리 일제히 대통령 발언을 받아적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을 응시하며 경청한 걸로 전해졌다. 박근혜 2기 내각의 첫 국무회의는 이렇듯 이전 1기 내각의 분위기와는 딴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주재한 2기 내각 첫 국무회의에서 각료들이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이전 회의에서 ‘대통령 말씀’을 받아적기 바빴던 모습과 확 달라진 풍경이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이는 청와대가 대통령 발언을 회의 전후에 장관ㆍ참모진에게 꼼꼼하게 정리해 주기로 교통정리가 됐기에 가능한 걸로 전해졌다. ‘받아적는 내각’이라는 ‘불통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고육책이기도 하다.

실제 박 대통령 주재 주요 회의는 언론에 대통령 모두발언 장면만 공개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렇다보니 이를 받아쓰기 하는 각료들의 모습만 부각됐는데 이게 국민적인 오해를 샀다는 판단이 나온 걸로 알려졌다.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 회의에선 ‘받아쓰기’보다 난상토론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청와대 관계자는 “얼마전 부터 주요 회의에서 나온 대통령 발언을 정리해 참석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면서 “‘적자’ 이미지로 보여지길 원하는 장관도 없다”고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대통령의 지적과 장관들의 답변 등 후끈한 토론이 있었던 걸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무엇보다 강조하는 규제개혁 관련 회의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3월 20일 7시간반 동안 진행된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논의됐던 푸드트럭에 관해 영업지역 규제도 사업 활성화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실효성을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계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ㆍ국토교통부 장관ㆍ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했다.

토론이 강화하면서, 각료들의 책임감은 훨씬 무거워진 모습이다. 박 대통령이 추상같은 지적을 해서다. 그는 푸드트럭에 관해 “입밖에 냈다면 반드시 그 말이 법이 되게 실천이 돼야만 신뢰가 쌓이고 다른 일도 힘을 받는 것이지, 국민들이 알고 있는 이상은 어려워도 반드시 실효성 있게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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