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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경제민주화 구호 사라지니 사회공헌 축소하는 통신사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지난 총선, 그리고 대선을 지배했던 단어 중 하나가 ‘경제민주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돈을 버는 기업들이 사회를 위해 좀 더 많이 좋은 일을 하라는 압박이였습니다.

특히 대기업들이 세금을 더 내면, 이 돈으로 각종 무상 정책을 실시, 유권자를 단 한명이라도 내 편으로 더 구워삶을 수 있다는 여야의 계산은, 지난 대선에서 절정을 이뤘습니다.

이윤 못지 않게 생존이 중요한 기업들에게 ‘경제민주화’는 큰 위협이였습니다. 그리고 기업들은 위협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회공헌 확대‘라는 카드를 꺼내듭니다. 취임 초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사회공헌 조직을 확대하고, 또 없던 기업은 새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통신 3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매출의 90% 이상을 내수에 의존하는 통신사에게 ‘갑질’이나 ‘횡포’ 같은 말은 죽음과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각 회사들은 ‘사회공헌 사업’ 알리기에 사활을 걸고 매달렸습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를 내건 대통령의 임기도 2년이 지나고, 또 총선과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로 히트를 노렸던 야권도 연이어 참패하면서 이들 통신 3사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최근 이들이 내논 연차보고서, 또는 지속가능보고서는 이들 통신 3사의 달라진 분위기를 한 눈에 보여줍니다. SK텔레콤은 최근 발간한 ‘2013 연차보고서’에서 2011년 2만8249시간에 달했던 임직원 자원봉사활동 시간이 2012년 2만4524시간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도 1만6190시간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전했습니다.

KT도 마찬가지입니다. 2012년만해도 14만5779시간에 달했던 KT 임직원 자원봉사 활동은 지난해 9만8351시간으로 4만시간 넘게 줄었습니다.

지난해 이동통신 시장에서 비약적인 점유율 상승을 기록핸 LG유플러스도, 사회공헌 투자는 크게 줄였습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사회공헌 투자 금액은 지난해 34억8700만원으로, 이전 년도 55억5500만원보다 20억 이상 줄었습니다다.

이들은 “이제 자원봉사도 ICT기업 답게 과거와 같은 노력봉사가 아닌, 재능기부 형태로 이뤄지면서 시간이 자연스럽게 줄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조금은 궁색합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재미있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바로 청와대, 그리고 국회 분위기가 달라진 만큼, 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던 ‘사회공헌’ 조직과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매출이나 이익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조직에서 사람을 빼고, 또 예산을 줄여 ‘보조금’을 한푼 더 쓰고 가입자 한명을 더 당겨오는게 남는 것이라는 ‘장사꾼’ 마인드입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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