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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추억을 먹고사는 20~40대 키덜트
게임, 애니메이션 등 캐릭터 산업의 부활 속에서 키덜트족의 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키덜트족의 파워가 점점 커지면서 장난감, 캠핑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과는 달리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을 갖춘 키덜트족이 강력한 소비주체로 떠오른 것이다.키덜트란 키드(Kid)와 애덜트(Adult)의 합성어로 어른이 어린이가 되고 싶어하는 환상을 뜻한다. 주로 20~40대의 성인들이 어린 시절 경험했던 향수들을 잊지 못해 그 경험들을 다시 소비하고자 하는 문화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려는 심리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장래 집이나 자동차를 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어렵기 때문에 순간적인 만족감이나 자기 위로를 위해서 장난감을 구매한다.

이 때문에 이들을 겨냥한 상품이 다양화되면서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5000억원으로 추산되며 매년 20~30%씩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중고카페에는 웃돈을 얹어 마리오 장난감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품절에서 사재기 현상까지 일어나며 특정 제품은 고가에 거래되기도 한다.

키덜트 제품 가운데 ‘레고’는 남성들의 전유물인냥 가히 인기가 폭발적이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지난 3월, 인터넷 공동구매한 사람의 80%는 30대 이상 남성이었고 판매량 또한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어린이용 제품 중심이었던 레고업체는 이러한 흐름을 타고 보다 정교하면서 고급화 된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남성이 ‘레고’에 빠져드는 동안 여성 키덜트족들은 캐릭터 인형에 죽고 못사는 형국이다. 그 중 ‘바비인형’은 패션 흐름과 시대상을 반영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최근에는 ‘바비인형’과 결합한 가구 ‘바비퍼니쳐’까지 출시돼 20~30대 키덜트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팔, 다리의 움직임이 자유로운 ‘구체관절인형’도 큰 인기다. 여성 키덜트들은 이 인형을 구매할 때 ‘입양’이라는 단어를 쓰고 마치 애완동물처럼 머리카락, 눈썹 등을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대로 꾸미거나 직접 옷을 만들어 입히기도 한다. 이러한 행위는 자신들이 마음대로 꾸미고, 움직일 수 있는 인형을 상대로 애정을 주면서 불안정한 심신의 치유와 대리만족을 얻는 심리적 이유이기도 하다.

키덜트족들은 장난감을 조립하고 전시하는 실내 활동에만 그치지 않고 R/C자동차나 무인조종 헬기 같은 실외용 장난감에 푹 빠지기도 한다. 최근 백화점에 따르면 무인조종 헬기와 리모트컨트롤 자동차 등 야외에서 어른들이 주로 즐기는 ‘작동형 키덜트 상품’군의 5월과 6월 판매가 지난해보다 각각 27.3%, 21.7% 늘었다.

서울 백화점 키덜트 전문매장에서 아빠와 아이가 무인조정 헬기를 살펴보고 있다.

온라인몰 역시 키덜트상품 판매가 상승곡선을 그렸다. 온라인몰 옥션에서 5~6월간 R/C자동차·무선조종 상품 판매는 전년보다 95%, R/C자동차 소품은 565%나 급증했고 야외용 기차·레일·트랙 매출도 340%나 크게 뛰어올랐다. 게다가 모형·프라모델이나 헬기 매출도 각각 35%, 15% 늘며 키덜트 상품의 폭발적인 인기를 반영했다.

키덜트 상품들이 잘 팔리고 있는 이유는 불어닥친 캠핑 열풍과 함께 아빠와 자녀의 여행 등이 증가하면서 캠핑장 등 야외에서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키덜트족들은 이전에는 집안 등 실내에서 주로 장난감을 스스로 조립하고 전시했지만, 최근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놀아주는 ‘친구같은 아빠( 프렌디족ㆍFriend+Daddy))’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의 활동도 자녀와 함께 여가를 즐기는 것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키덜트문화의 대중화 추세와 함께 점차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방송가에선 최근 ‘어린이 예능’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배경이 된 것으로도 해석하기도 한다.

백화점 관계자는 “예전에는 다 큰 어른이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생각에 유치하다고 생각했으나 최근에는 아버지와 자녀 등 가족이 함께 즐기는 취미생활로 인식되면서 고객층이 더욱 넓어지며 매출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박승원 기자/pow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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