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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레이機 피격]우크라 상공서 지대공 미사일 피격…298명 전원 사망
[헤럴드경제=한지숙ㆍ문영규ㆍ강승연 기자]말레이시아항공 보잉 777 여객기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돼 탑 승객과 승무원 298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AP와 AFP 등 주요외신이 보도했다.

추락 장소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 중인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으로 양측은 상대방이 쏜 미사일에 피격됐다고 주장했다.

탑승객은 미국인 23명을 포함해 프랑스, 네덜란드, 말레이시아 등 국적별로 다양한 가운데, 한국인 탑승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이 사실일 경우 31년 전 발생한 대한항공(KAL) 여객기 피격사건의 재판이라는 점에서 큰 파문이 일 전망이다.

지난 1983년 9월 1일 뉴욕에서 출발해 앵커리지를 경유, 서울로 향하던 KAL 007편 보잉 747 여객기는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269명이 모두 숨졌다.

▶탑승객 전원 사망 추정=AP통신에 따르면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은 이날 낮 12시 15분 네덜란드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고 있었다.

이 여객기는 이날 오후 5시 25분께 러시아 영공에 진입할 예정이었으나 중도에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 속한 도시 샤흐툐르스크 인근에 추락했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 안톤 게라셴코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항공사는 오후 5시15분 러시아 국경에서 약 50㎞ 떨어진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MH17편과 관제탑의 교신이 끊겼다고 밝혔다. 여객기는 고도 1만m 상공에서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사고 여객기에 283명의 승객과 15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누가, 왜 격추했나=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은 서로 상대방이 여객기를 격추했다면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은 “정부군은 이날 공중 목표물을 향해 어떤 공격도 하지 않았다”며 반군에 혐의를 돌렸으며 정부군 대변인도 “오늘 정부군 헬기나 전투기가 발진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게라셴코 고문은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반군이 러시아로부터 공급받은 부크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는 전했다.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안드레이 푸르긴 제1부총리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발표를 부인하면서 “여객기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격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총리 알렉산드르 보로다이는 자신들이 보유한 로켓은 상공 3km 정도까지 밖에 비행하지 못한다면서 “사고기가 운항하던 상공 10km 지점까지도달할 무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소셜미디어 사이트 VK 닷컴에서는 도네츠크 반군이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우크라이나 수송기로 오해해 격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도네츠크 반군 지휘관인 이고르 기르킨(일명 스트렐코프)은 “우리가 (우크라이나 정부군 수송기) 안토노프(AN)-26을 방금 토레즈에서 격추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에) 우리 영공에서 비행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고 한 소셜 미디어는 전했다.

기르킨이 우크라이나 수송기를 격추했다고 밝힌 지역은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추락한 지점과 동일하다.

또 도네츠크주에 인접한 동부 루간스크주 분리주의자들이 자체 선포한 ‘루간스크인민공화국’ 공보실은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공군기에 의해 격추됐다고주장했다.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네덜란드, 말레이시아대표 등이 참여하는 사고 조사위원회를 꾸릴 것을 제안했으며 반군도 사고 수습 및 조사를 위해 일시 휴전을 하고 국제조사단을 도네츠크 지역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 한국인 탑승 여부 확인중=피격된 여객기 승객 중에는 외국인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우크라이나 관리는 미국인 23명이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 탑승자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인이 최소 4명이 타고 있었으며 네덜란드 정부도 자국민 탑승자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인 승객이 있었는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일단 해당 항공노선에 한국인이 탑승했을 가능성은 크지않지만 만에 하나의 사태에 대비해 네덜란드와 말레이시아 소재 공관을 통해 우리 국민의 탑승 여부를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푸틴, 오바마에게 ‘여객기 피격’ 통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사고 발생직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피격됐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정부나 군·항공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사실 확인은 물론 발생 과정이나 원인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이나 반응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오전 오바마 대통령과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 문제로 전화 통화하기 직전 이번 여객기 피격과 관련해 공항 당국의보고를 받고 이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통보했다고 전했다.

CNN 방송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와 별도로 백악관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여객기 추락 '끔찍한 비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말레이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을 “끔찍한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사건 원인 등을 규명하는 데 적극 협조하고 지원하겠다고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사회기반시설 투자와 관련한 행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서 일어난 여객기추락 사건에 대한 보도를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며 “아주 끔찍한 비극”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 관료들이 미국인 탑승 여부 등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는 외신에 탑승자 가운데 미국인은 23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오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하면서 여객기 피격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전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러시아 기업 등을 추가 제재하는 조치를 취한 것을 두고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던 중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부근에서의 여객기 추락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국가안보팀 등에 사고 경위 등을 추적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과 긴밀하게 접촉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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