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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이런 엽기男이…
육아 커뮤니티 “모유 나눠달라”글
알고보니 아기 아빠 아닌 변태남…“정력이 좋아진다” 속설 근거없어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인 아기 엄마 A 씨는 최근 한 남성으로부터 “모유 좀 나눠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남성은 “아내가 뺑소니 사고로 사망해 어린 아들이 굶고 있다”며 “장모님이 아기를 돌봐주는데 딸을 잃은 충격으로 대인기피증이 생긴 터라 부득이하게 ‘젖동냥’을 나섰다”고 했다. A 씨는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에 모유는 물론 아기 장난감과 옷까지 마련해줬다.

하지만 알고보니 이 남성은 아기 아빠가 아니었다. 벌써 몇 년 전부터 해당 커뮤니티 내에서 아기 아빠를 사칭하며 모유를 구한 이른바 ‘모유 변태남(男)’이었다.

최근 온라인 카페에서 아기 엄마들의 ‘모유나눔’을 악용, 모유를 얻으려는 ‘모유 변태남’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모유를 먹으면 정력이 좋아지거나 항암효과가 있다는 등 다양한 속설 때문인 것으로 보이지만 현행법으로 이같은 거래를 제재할 방법은 없어 논란이 되고 있다.

모유나눔은 모유량이 많은 엄마들이 저장팩에 모유를 담아 냉동 보관해둔 모유를 무료로 나눠주거나 판매하는 방식이다. 젖이 나오지 않아 아기에게 수유할 수 없거나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는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 주 구매자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를 악용해 아기 엄마들에게 모유를 얻으려는 엽기남(男)들이 온라인 카페를 달구고 있다.

qn****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남성은 지난 2009년부터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를 드나들며 모유를 구했다. 2010년 8월과 2011년 4월에는 홀로 아기를 키우는 아빠를 사칭, “아내가 사고로 죽은 뒤, 분유를 먹지 못하는 아들이 굶고 있다”며 커뮤니티에 글을 게재했고, 2011년 9월엔 “100일도 안된 애가 있는데 모유가 필요하다”며 두 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qn****가 덜미를 잡힌 것도 바로 이때. 이날 올린 두 건의 게시물의 내용은 판이하게 달랐다. 한 쪽은 ‘아내가 있지만 모유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다른 쪽에선 ‘아내가 죽었다’고 했다. 최근에는 수유 패드를 100원에 구매하겠다고도 나섰다.

모유를 찾는 남성은 또 있다. 지난해 자신을 수원에 사는 32세 남자라고 소개한 남성은 한 아기 엄마에게 “아기에게 수유하듯 자신에 직접 수유를 해주면 사례를 드리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남성은 “엄마 젖에 대한 동경심이 있다”며 모유 수유를 받으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에서도 부유층들 사이에서 모유가 노화방지와 장수에 특효라고 알려지며 온라인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직접 수유 후 성매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모유 변태남을 제재할 법적 근거는 없다. 경찰 관계자는 “모유 거래 자체는 현행법상 저촉되는 게 없다”며 “다만 남성이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자신이 보는 앞에서 가슴을 드러내고 수유를 해달라고 요청한다면 강제추행 죄가 성립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배종우 강동 경희대학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남성들이 모유를 찾는 현상과 관련해 “모유를 먹으면 정력이 좋아지고 젊어질 수 있다는 등의 속설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배 교수는 “모유에 아주 극소수의 항암효과 성분이 있다고 하지만 이것도 확인된 것이 아니다”며 “모유는 영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음식이지 성인이 먹는다고 해서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 “모유를 통해 전염될 수 있는 병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제공자의 건강상태와 질병 유무 등을 체크해야 한다”며 섣부른 모유나눔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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