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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비가 비수…
수비진 중심축 시우바 결장…집중력 부족 시스템 와르르
부상 네이마르 공백 큰혼란…스콜라리 전술 실패 참사로



“수비의 조직력과 집중력 부족이 패인이었다. 상대 공격에 적극적으로 영리하게 대처하지 못 했다.”

홍명보 한국대표팀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알제리전에서 2-4로 패한 뒤 한 말이다. 이 패장의 변을 브라질의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감독이 비슷하게 반복했다. 그는 9일(이하 한국시간)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준결승 독일전에서 1-7로 대패한 뒤 “우리는 첫 골을 허용한 이후 혼란에 빠졌고 공황 상태에 빠졌다. 전술을 짜는 사람은 나였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한국과 같은 축구 후진국이 아니다. 통산 5회 우승에 빛나는 세계 축구 최강국이다. 이날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브라질은 원래 ‘공격’ 축구다. 예전부터 펠레, 가린샤, 호마리우,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등 모두 화려한 삼바축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이번만은 달랐다. 강력한 ‘수비’ 축구를 폈어야 했다. 핵심 공격수인 네이마르(22ㆍ바르셀로나)와 수비를 지휘하는 치아구 시우바(30ㆍ파리셀제르맹)가 모두 결장했기 때문이다.

반칙성 차징을 당해 요추골절을 입은 네이마르와 8강전에서 경고누적으로 이번 준결승전에 나서지 못한 시우바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를 라인업에 꽂아넣고, 이들과 기존선수들이 최대한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준비했어야 한다. 그러지 못 한 게 대형 참사를 불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라질은 전반 23분 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에게 두 번째 골을 내준 뒤 수비진이 급격히 무너졌다. 독일 공격진의 문전에서의 간결하고 세밀한 패스 플레이에 브라질 수비수들은 허둥대기만 했다. 6분간 무려 3골을 더 헌납했다. 수비의 중심축인 시우바의 부재가 부른 참화다.

스콜라리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독일 공격수들을 잘 알고 있는 단테에게 중책을 넘겼으나 시우바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전반전 독일 공격진이 마법같은 골 결정력을 자랑하면서 참사가 시작됐다. 뒷문 간수에 실패한 브라질에는 맞불을 놓을 선수도 없었다. 브라질 관중 상당수는 경기장에 네이마르의 가면을 쓰고 나와 다른 공격수들이 네이마르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기를 열망했다.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첼시)와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토론토)는 네이마르의 유니폼을 함께 들고 국가를 불렀다. 브라질 선수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비장한 표정을 지었고 경기가 시작되자 마치 결승전에 임하는 듯한 자세로 열성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실점이 이어지자 시우바 없는 수비진의 허술한 조직력이 금방 드러났다. 만회골은 좀처럼 들어가지 않았다. 브라질은 후반 45분이 돼서야 오스카르(첼시)가 득점을 해 겨우 영패를 모면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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