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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부 할머니는 ○○’…대학신입생 페이스북 망언 일파만파
-대학은 이미지 실추에 전전긍긍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서울의 한 대학 신입생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독하는 망언 등을 SNS에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대학은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지만, 대학을 사칭한 허위 게시글까지 유포되는 등 사태는 일파만파다.

SNS와 인덕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서울 인덕대학교에 재학중인 A(20ㆍ여) 씨는 페이스북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가리켜 ‘창녀’ , ‘매춘부’ 등의 표현으로 모독하고 ‘유관순 X걸레’ 등 입에 담기 힘든 망언을 쏟아냈다.

이런 게시글은 익명성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실명과 소속 대학 등이 노출되기 쉬운 페이스북이었던 탓에 A 씨 뿐 아니라 해당 대학교까지 비난을 받았다.

A 씨가 사과문을 올렸지만 망언은 계속 퍼졌고 해당 학교에 “A 씨의 국가장학금을 취소하라”는 요구까지 제기됐다.

이에 인덕대는 지난 4일 대학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인덕대는 사과문에서 “국가 장학금은 본교와 관련이 없다”며 “해당 학생에 대해 학칙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인덕대 마크를 달고 학생을 감싸는 학교의 입장 글이 유포돼 논란이 더 커졌다. 이 글에는 “여러분은 이 학생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인덕대 관계자는 “누군가 포토샵을 이용, 학교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조작해 학교를 음해하고 있다”며 “본교 학생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은 질책을 받아야 하지만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대학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선 대응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인덕대 재학생 대부분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14학번 신입생인 임모(20ㆍ여) 씨는 “하필 왜 우리 학교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창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인성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찬호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표현의 자유는 원래 약자가 권력에 대해 갖는 개념인데 요즘 학생들 사이에선 이것을 마치 ‘어떤 표현을 해도 문제될 게 없다’고 잘못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네티즌들에게도 “누군가 잘못을 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응징하든 상관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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