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는 29일 상반기 유통업계에 나타난 특징으로 ▷세월호 사고 후 가족과 안전에 대한 관심(Family) ▷일찍 찾아온 더위 등 이상기후(Atmosphere) ▷월드컵 등 국제 경기(International competition) ▷낮은 환율 등으로 수입산 강세(Trade expansion) ▷골목상권과의 상생 노력(Harmony)으로 요약했다. 이를 나타낸 단어 5개의 첫글자를 합친 FAITH(의리)가 업계 키워드로 꼽힌 것.
우선 그동안 이어진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에 4월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가 더해져 업계는 1분기까지 8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가족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5월에는 카네이션ㆍ편지지ㆍ카드 등 감성적인 선물 수요가 늘었다. 호루라기ㆍ응급처치키트ㆍ구명조끼 등 안전용품 매출도 증가했다. 가족단위 여행객도 늘었다.
이상기후도 한 몫했다. 작년 겨울부터 따뜻했던 날씨로 채소 작황은 풍년이었지만 수요가 부진해 채소 가격이 지속적으로 내리는 ‘풍년의 역설’이 나타난 것.
또 일찍부터 찾아온 더위로 여름 과일인 수박ㆍ참외는 조기 출하됐다. 여름 침구행사도 작년보다 한 달 이른 5월에 시작했다.
3월부터 황사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며 황사마스크 매출은 전년 대비 60% 이상 높아졌다.
국제경기가 잦았던 것도 특징이다. 2월 소치 동계올림픽 기간엔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가 주로 오후 8∼오전 1시(한국시각)에 몰려 맥주와 마른안주, 치킨·피자 등 야식이 인기를 끌었다.
이에 비해 6월 월드컵의 경우 내수 활성화의 기회라는 기대 속에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이 큰 행사를 준비했지만 알제리전 패배로 응원 열기가 식으며 행사가 축소되거나 취소됐다.
수입산이 강세를 띤 것도 특기할 만 하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태 이후 원거리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최근엔 환율도 내려 수입산 제품 강세가 탄력을 받았다. 병행수입과 해외 직구도 늘어났다.
아울러 롯데마트는 유통업계가 중소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특별기금 출연, 동반성장 펀드 조성 등을 통해 화합과 상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평가했다.
남창희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상반기는 불황과 영업규제, 세월호 참사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며 “하반기에도 가계 부담을 줄여 내수를 활성화할 대형 행사를 기획하고, 중소기업ㆍ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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