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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동부그룹] 긴장감 고조되는 회사채 시장…“사태 장기화 될 경우 AA등급도 위험”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재계 18위’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이 연일 난항을 겪으면서 회사채 시장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웅진과 STX, 동양사태에 이어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경우, 신용등급 간 양극화로 신음하고 있는 회사채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 ‘동양 트라우마?’ 떨고 있는 회사채 시장=당장 동부 계열사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동부그룹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동부팜한농, 동부제철, 동부건설 등의 금리가 줄줄이 급등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그만큼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700억원 규모의 동부제철172호의 경우 전날에만 가격이 1만150원에서 9200원으로 9.36% 내려갔다. 수익률은 17.93%에서 363.28%까지 급등했다. 동부건설 257호의 경우 수익률이 34%포인트 가량 올랐고, 동부CNI 43-1호(10.31%)와 동부제철 188호 (8.13%) 역시 각각 21.04%, 12.38%로 급상승했다.

‘동양 사태’를 목격했던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도 가중되는 실정이다.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만약 동부제철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회사채 투자자는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이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다음달 5일 만기가 도래하는 동부제철 172호와 8월 26일 만기가 도래하는 400억원 규모의 동부제철173호의 경우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체결로 원금과 약정 이자를 받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 측도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문제는 상당부문 시장에 이미 반영돼 있기 때문에 주식과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선긋기에 나섰다.

▶ 요원한 양극화 해소…“AA등급까지 불똥 튈 수도”= 문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회사채 시장에 전반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작년부터 불거졌던 우량 기업과 비우량 기업 간 회사채 양극화는 한층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AAA등급과 AA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BBB 등급 이하 기업들의 경우 사실상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을 포기한 상황이다.

특히 동부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계속 난항을 겪을 경우 다른 상위 등급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동부를 비롯해 다른 한계기업들이 줄줄이 만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현재 A등급에서 AA등급까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양극화 해소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당장 찾기 어렵겠지만 동부제철 분리매각이라도 빨리 마무리해서 시장 불안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현재 동부그룹 전체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 잔액은 전일 기준 1조6207억원에 달한다. 동부제철의 경우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대한 투자자는 1만1724명이고 총 규모는 3205억원이다. 전체 동부제철 투자자 중 개인이 97.3%(1만1408명)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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