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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 박영서> 14억 中의 축구열기…대국굴기 노린다
중국의 역대 지도자들 중에는 쟁쟁한 축구팬들이 많았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은 후난(湖南)제일사범학교에 다녔을 때 학교 축구팀에서 축구를 했다. 주로 골키퍼를 맡았고 포워드나 수비수 역할도 했다. 신체 단련에 열심이었던 마오쩌둥은 수영, 등산, 체조도 좋아했지만 축구도 학창시절 좋아하는 운동의 하나였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는 아마추어 축구선수 출신이었다. 저우 총리는 톈진(天津) 난카이(南開)대학 축구팀의 선수였다. 저우 총리는 난카이대학 대표선수로 베이징의 칭화(淸華)대와 경기를 한 적도 있었다.

덩샤오핑(鄧小平)도 축구를 상당히 좋아했다. 1920년대 근공검학 유학단 일원으로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있었을 당시 파리올림픽 축구경기가 열리자 옷을 저당잡혀 경기표를 샀을 정도였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전에서 중국 대표팀 경기가 있자 비서를 시켜 국영 CCTV(중앙TV방송국)에 전화를 해 방송 중간에 뉴스 등을 끼어놓지말라고 요청한 일화는 유명하다.

시진핑(習近平) 주석 역시 열렬한 축구 애호가다. 축구에 대한 그의 애착은 역대 지도자들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즐겼고 성인이 되자 축구경기 관람은 취미가 됐다. 국가 지도자가 된 이후 시 주석이 정장에 구둣발로 축구공을 차는 장면은 몇차례 언론에 게재됐다.

이런 시 주석에겐 축구와 관련된 ‘중궈멍(中國夢·중국의 꿈)’이 있다. 그는 자신의 3가지 소원이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도자들의 축구 사랑을 본받은 듯 중국 국민들의 축구 열기는 대단하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 자국이 출전하지도 못했는데 중국 전역이 온통 월드컵 얘기뿐이다. ‘오프사이드’도 모르는 중국인 조차 월드컵에 열광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 경기가 대부분 새벽에 방송되고 있지만 중국 축구 팬들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실시간으로 경기를 즐기고 있다. 병원에서 가짜진단서를 발급받아 병가를 내 관전한 팬들도 많고 밤낮없이 경기를 보다 사망한 남성도 있었다.

축구는 이제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로 발돋음했다. 중국의 축구 팬들은 약 6억명 정도로 추산된다. 문제는 중국 축구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데 있다. 여기에는 중국인들의 개인주의적 성향, 축구계에 만연된 부패, 축구도박의 성행 등 다양한 이유들이 꼽힌다.

하지만 향후 중국 축구의 미래는 밝다. 중국 축구계에는 자금과 열정과 의지가 있다. 축구계 전반에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면서 수준은 높아지고 있다. 팬들의 뜨거운 열기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육성의지도 축구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축구에서도 중국은 ‘대국굴기’를 노리고 있다. 중국 축구의 성장동력은 강하다. 반면 한국 축구는 정체를 넘어 퇴보할 것이란 우려감이 높다. 이대로라면 중국 축구가 한국을 훌쩍 뛰어넘을 날이 멀지않을 듯 싶다. 

박영서 베이특파원 /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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