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특파원 칼럼 - 박영서> ‘사교’ 에 바짝 긴장한 중국 정부
지난달 말 중국 산둥(山東)성 자오위안(招遠)시의 맥도날드 점포에서 장(張)모씨 등 남녀 6명이 한 여성을 집단구타해 사망케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인 우(吳)모씨는 7세 아들을 가진 주부로 일본계 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최근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경영학 석사(MBA) 유학을 준비중이었다.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들은 사이비 종교집단인 ‘전능신(全能神)’의 조직원들이었다. 사건은 이들이 교세 확장을 위해 피해자에게 전화번호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면서 시작됐다. 장모씨의 딸이 피해자에게 “너는 악마야”라고 소리치자 무차별 폭행이 시작됐다.

용의자 중 4명은 일가족이었다. 장모씨는 경찰에 연행된 직후 기자들에게 “법이 무섭지 않다. 우리는 신을 믿는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이후 중국 언론들은 중국 정부가 규정한 14개 사교(邪敎) 조직의 명단을 공개하며 경각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산당 중앙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 문건에는 전능신의 교파인 호함파(呼喊派)를 비럿해 도제회(徒弟會), 전범위교회(全范圍敎會),영령교(靈靈敎), 신약교회(新約敎會), 관음법문(觀音法門), 주신교(主神敎), 피립왕(被立王), 동일교(同一敎) 등 14개가 사교로 규정돼 있다. 지난 2012년 말 전능신이 종말론을 유포시키자 중국 당국은 대대적인 전능신 신도 검거에 나선 바 있다.

중국의 개혁· 개방 이후 사교조직은 서서히 세력을 확대해나가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주로 농촌지역에서 활동을 했으나 90년대 들어 도시지역으로 힘을 뻗쳤고 2000년 이후에는 국제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교에 대해 중국 정부는 공산당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 철저한 탄압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중국 역사에서 종교집단의 반란과 연관돼 왕조가 무너졌던 사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후한(後漢) 말기 오두미교나 태평도 같은 신흥종교는 황건적의 난으로 이어졌고 원나라 말기에는 백련교를 바탕으로 한 홍건적의 난이 발생했다. 1851년 홍수전이 ‘태평천국’ 건립을 표방하면서 일으킨 농민반란인 태평천국의 난도 청나라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중국 당국은 사교의 발본색원을 천명하고 실제 행동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제재를 피해 사교는 지하로 숨어들어가고 있다. 신도들의 저항도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부유한 중산층 사회를 뜻하는 ‘샤오캉(小康)’ 사회를 부르짖는 중국에서 사교가 기승을 부리는 가장 큰 이유는 각박한 현실에서 느끼는 ‘깊은 상실감’ 때문이라고 사회학자들은 지적한다.

극심한 소득격차, 만연된 부정부패 등으로 삶은 피곤한데 정신을 채워줄 사상이 별로 없다는 것이 그릇된 종교가 기승을 부리게 만든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이 아무리 단속을 한다고 해도 사교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교에 바짝 긴장한 중국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던지는 ‘변화와 희망’의 분명한 메시지다. 

박영서 베이징 특파원/ py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