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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연ㆍ운동화전도사’ 박재갑 교수, 다종교 세미나까지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오는 19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암연구소에서는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이주화 이맘(이슬람교 지도자를 가리키는 말)이 강연자로 나서는 ‘이슬람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린다. 주최 모임은 ‘한국종교발전포럼’이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회원은 종교인들이 주가 아니다. 세미나 개최 장소인 병원에서 짐작되듯 의사들이 제일 많고, 기업CEO로부터 인문학자, 예술인, 법조인, 금융인, 기업CEO, 방송인 등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망라돼 있다. 종교간 상호 이해를 넓히고자 지난 2009년 12월 창립된 한국종교발전포럼은 매달 셋째주 목요일 아침마다 회원 대상의 세미나를 열어왔다. 이번이 50회째다. 이 모임을 만들고 이끌고 있는 국립암센터 박재갑 석좌교수(66)를 세미나를 앞둔 최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끌려다니면서 집안 제사 지내러 다니고, 어머니께선 기독교 재단 여고를 졸업하셨습니다. 제 아내는 천주교 신자입니다. 결혼하고 처음에는 오해도 많았죠. 왜 여자가 시집와서 남편의 가풍을 안 따르고 성당을 다니느냐고요. 왜 남편말보다 신부말을 더 믿느냐고요. 허허.”

1981년 서울대병원 외과의사가 된 후 서울대 의대 교수, 국립암센터 원장, 대한암학회 이사장을 거치며 평생 의사와 의학자로서의 길을 걸어왔던 박 교수에게 뒤늦게 “종교가 뭐길래?”라는 질문이 찾아왔다. 의학에 천착해 외면해온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2009년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 정식 입학하고 다른 종교까지 폭넓게 공부하고자 의치대 교수 몇 명과 함께 ‘한국종교발전포럼’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박 교수는 “마침 그 해 늦둥이 막내를 대학에 입학시켜 여유가 났다”며 웃었다.

한국종교발전포럼은 현재 190여명의 회원이 소속돼 있고, 세미나에선 매주 주제를 달리해가며 세계 각 종교의 주요 교리와 경전을 함께 공부하고 토론한다. 박 교수는 모임의 성격을 “명함 돌리기 사절, 경조사 연락 금지, 인맥 및 소모임 배격”이라고 한마디로 규정한다. 공부 이외의 사교나 인맥쌓기 목적의 만남은 허락치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일하게 입회 금지된 이들이 현역 정치인이다.

박 교수는 금연운동가과 ‘운동화전도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명함엔 자신의 캐리커쳐와 함께 ‘담배제조및매매금지’라는 글과 ‘運出生運’(운출생운, 운동화출근생활속운동)이라는 한자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다. 박 교수는 “담배판매는 국가의 사기극”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주례를 설 때도 트래킹화를 신을 정도로 걷기와 운동이 건강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국민이 건강해야 한다, 안 그러면 나라는 보험 감당 못한다”는 것이 박 교수의 말이다. 그의 말을 빌면 ‘종교의 상호 이해’는 국민과 사회의 정신건강법 중 하나인 셈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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