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해외] 리카싱이 중국 부동산 팔아치운다…왜?
[베이징=박영서 특파원]아시아 최고 부호 리카싱(李嘉誠·86) 청쿵(長江)그룹 회장이 중국 본토의 부동산을 대거 처분하고 대신 첨단 신흥산업에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론이 일고있는 상황에서 리 회장의 ‘발 빼기 ’ 행보는 중화권 경제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으로 흥한 리카싱, 이제 처분에 나서=리카싱 회장이 이끄는 홍콩의 부동산 회사 PCPD는 최근 베이징에 보유하고 있던 ‘잉커센터(盈科中心)’ 건물을 홍콩 소재 사모펀드 가우캐피털에 72억1000만 홍콩달러(약 9462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판매는 올해 8월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매각으로 PCPD가 남긴 차액은 26억4600만 홍콩달러(약 3472억원)로 추정된다.

앞서 리 회장은 지난해 8월 이후 광저우(廣州)와 상하이(上海)에 소유하고 있던 적어도 4개의 대형 부동산을 잇달아 매각했다. 총 매각금액은 약 204억 홍콩달러(약 2조6771억원)에 달한다고 현지매체들은 전했다.

이에따라 지난해 8월 이후 중국 주요도시에서 지금까지 4조원 이상의 부동산을 매각했다.

리카싱의 부동산 매각에 대해 미국의 부동산 투자회사 MGI퍼시픽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현명한 선택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리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부동산 거품의 붕괴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관측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놓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아직까지는 낙관론이 대세다. 주로 중국 관변학자들을 중심으로 ‘중국 부동산에 위기는 없을 것이다’는 전망이 많은 편이다. 그 근거 중 하나가 2~3선급 도시의 개발에 탄력을 붙이는 도시화 정책이다.

반면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몰아치면서 거품 붕괴는 불가피하다는 비관론도 차츰 고개를 들고있다. 실제로 상당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문을 닫은 업체들도 있다. 주택가격 상승률은 갈수록 기세가 꺽이고 있다. 

리카싱 회장(오른쪽)이 조쉬 테트릭 햄튼크릭푸드 창업자와 함께 인공계란을 조리하고 있다.

▶첨단 신흥산업에 투자하는 리카싱=청쿵그룹 산하 투자회사인 호라이즌벤처스는 지난 2월 인공계란 제조회사인 미국 햄튼크릭푸드사에 2300만 달러(약 234억원)을 투자했다.

인공계란은 콩류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들지만 맛과 영양성분은 진짜 계란과 거의 비슷하다.

햄튼크릭푸드사에 따르면 인공계란은 제조 비용이 실제 계란보다 40% 이상 싸며 콜레스테롤 상승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채식주의자도 먹을 수 있다. 게다가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우려도 없다.

리카싱 회장은 고기를 거의 먹지않으며 주로 야채와 생선을 즐긴다. 이런 식성때문인지 조쉬 테트릭 햄튼크릭푸드사 창업자가 홍콩을 방문했을 때 함께 인공계란을 조리하고 맛도 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LED산업도 리 회장의 새로운 관심영역이다. 리 회장은 최근 중국 언론에서 “나의 새로운 장난감은 LED조명”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리 회장이 주목하는 상품은 미래형 전구로 불리는 나노리프 전구다. 백열전구 모양의 틀에 수십개의 작은 LED를 달은 나노리프 전구는 전기를 절약하면서도 훨씬 밝은 빛을 낼 수 있다.

리카싱 회장은 올해로 만 86세를 맞았다. 고령의 리 회장이 최첨단 기술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그 나이 또래의 부호들과 비교해봤을 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30년 이상 단 한번도 회사를 적자로 만든 적이 없었다는 리카싱 회장. 리 회장의 판단이 이번에도 적중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py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