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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 해외 교수ㆍ학자 1074명 “세월호 비극 책임 정부가 져야” 성명

  • 기사입력 2014-05-14 10:40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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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미국 등 해외에서 활동 중인 교수, 학자 1074명이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 컨퍼런스 센터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 엄정한 원인규명과 정부의 책임을 묻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세월호 참사가 단순히 비도덕적 선장과 선원들의 개인적 일탈 행위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최근 진행되고 있는 규제 완화와 민영화, 정부의 무능력과 부패에서 비롯된 미비한 구조 노력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생존자, 희생자와 이들 가족에 대한 적극적인 치유와 정당한 배상 ▷원인을 정확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독립적 특검 및 특별법 도입 ▷무분별한 공적 규제 완화와 민영화 정책을 철폐하고 안전 등 공익에 관한 규제 강화 ▷방송 장악과 언론 통제를 위한 일체의 작업을 즉시 중단하고, 언론 자유를 보장할 것을 엄중 촉구했다.

이번 성명서에 대한 서명 활동은 지난 7일부터 12일 정오까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조현각 미시간 주립대 교수, 남윤주 뉴욕 버팔로대 교수, 노마 필드 시카고대 명예교수, 후지타니 다카시 토론토대 교수 등이 전ㆍ현직 교수와 연구원 등 학계인사들이 서명에 동참했다.  5일 동안 미국, 캐나다, 이디오피아, 싱가포르, 대만 등 전세계 교수 및 학자 총 1074명이 동참했으며 이 가운데 해외 교수는 577명에 달한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에 울리는 경종 : 신자유주의적 규제 완화와 민주적 책임 결여가 근본적 문제

우리는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잃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희생자 가족들과 단원고 학생들에게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명하며, 현재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들이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비극은 한국인들 뿐 아니라 전세계인들을 충격과 참담함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규제 완화로 인한 노후한 선박의 수입, 부패한 정부 관료가 눈감아 준 구조 변경과 무리한 화물 적재, 민영화한 선박 안전 검사 시스템,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선장과 선원을 채우는 고용 체계가 세월호 침몰을 야기했습니다. 자연 재해와 대형 사고 등 대규모 위기 상황에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체계를 갖추지 않은 정부는, 배 안에 있던 승객 수백명 중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하고 수장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책임을 철저히 이행하는 대신, 특정 민간 구난업체의 독점적 권리를 보호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데에 전력을 쏟았습니다.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관료들을 참다 못해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에게 호소하고자 하는 실종자 가족들을 경찰력으로 막고 심지어 사찰까지 자행하는, 실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비윤리적이고 반민주적인 행태까지 보였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이 정부가 과연 한국인들의 정부가 맞는지조차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회 총체적인 비리와 부실이 신속히 개혁되지 않는 한, 이와 같은 비극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또 일어날 수 있으리라는 위기감에, 해외에 있는 교수와 학자들은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박근혜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생존자, 희생자와 이들 가족에 대한 적극적인 치유와 정당한 배상을 요구합니다.

세월호 비극은 생존자, 희생자, 그리고 이들 가족에 씻지 못할 마음의 상처를 남깁니다. 정부와 사회는 이들이 충격에서 벗어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위로와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한국 정부는 위로와 지원은 커녕 오히려 가족들의 평화적 항의행진을 경찰을 동원해 막았고 사복경찰을 통해 가족들을 사찰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는 즉시 피해자 가족에 대한 감시를 철회하고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가족들을 보호하고 지원할 것을 요구합니다. 또한 이들에 대한 정당한 배상이 사회 정의 실현과 이들의 치유를 위해 꼭 필요합니다. 선주와 정부 등 사고 책임자들은 관련자들의 피해와 고통에 대해 합당하게 배상할 것을 요구합니다.


1.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임을 인식하고 세월호 비극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합니다.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 34조 6항을 우선 언급하고자 합니다. 사고의 발생 자체는 선장과 청해진 해운의 잘못이 크다 하더라도, 선내 안내 방송만 믿고 처절하게 기다리고 있었던 배 안의 승객을 단 한 명도 구해내지 못한 데는 정부의 책임이 막중함을 솔직히 인정할 것을 촉구합니다. 정부의 출국 금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로 선교를 떠났다가 참변을 당한 고 김선일씨의 죽음에 대해 “국가가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습니다.”고 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10년 전 발언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면피성, 책임 전가성 발언을 중단하고 정부의 책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세월호 유가족들과 국민 앞에 진실되게 사죄할 것을 촉구합니다. 더불어 해양경찰,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 등 관련 부처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막중한 사명을 다하지 못한 관료들에 대한 엄중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이들을 관리하는데 실패한 청와대와 박대통령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밝히기 바랍니다.


1. 세월호 비극의 원인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독립적 특검 및 특별법 도입을 요구합니다.

세월호 비극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특검 및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유족들의 요구를 지지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이 비극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지휘 아래에 있는 검찰은 이 사건을 독립적이고 철저하게 수사할 수 없습니다. 검찰의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드러난 바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탄생시킨 지난 대선에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이 개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들의 개입을 철저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우성씨 간첩 조작 사건은 검찰이 권력에 맞서 진실을 밝히는 임무를 수행하기는 커녕 조작과 은폐를 서슴지 않는 조직임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정부의 영향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건의 실체를 철저히 파헤치라는 국민의 요구를 받은 특검만이 권력질서의 바닥에 있는 선원 뿐만 아니라 대통령과 관계 장관을 포함해 권력자들을 수사하고 처벌할 수 있습니다. 특검의 수사 결과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관계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에 합당한 엄벌을 받아야 정의가 회복되고 이 비극을 미래에 대한 경고로 남길 수 있습니다. 특히 세월호 수사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이나 최근의 간첩조작 사건을 호도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이 사건들에 대한 수사가 철저히 이뤄지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1. 최근 진행되고 있는 무분별한 공적규제 완화와 민영화 정책을 철폐하고 안전 등 공익에 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합니다.

신자유주의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지난 정부가 추진해온 민영화 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최근에는 규제 완화를 기본 정책으로 내세웠습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국민 모두의 공익과 안전을 도외시하고 오로지 기업의 이윤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무분별한 규제 완화와 민영화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제적 이윤과 효율이라는 명분 하에 사람 자체를 수단시하는 이익집단이라면, 그것은 기업들 간의 카르텔일 뿐이지 정부라는 이름으로 불리울 수 없습니다. 특히 이 와중에 정부는 잦은 고장으로 말이 많았던 고리 원전을 재가동하였습니다. 국가 전체 전력생산의 1%만을 차지하는 고리원전의 재가동을 온국민과 동북 아시아 주민의 안전보다 더 중요시 하는 것은 청해진해운의 이익을 위해서 승객의 목숨을 희생시킨 것보다 더 위험한 행동임을 지적합니다. 현 정부는 경제 규제의 20%를 감축하겠다는 양적인 목표를 정해놓고 이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역점을 두어 시행하고 있는 이러한 무분별한 규제 철폐 정책 기조를 이제라도 폐기하고, 사람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삶의 질을 기업 이익과 정부 편의 위에 놓아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경제적 이익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져야 합니다.


1. 방송 장악과 언론 통제를 위한 일체의 작업을 즉시 중단하고, 언론자유를 보장할 것을 엄중하게 촉구합니다.

세월호 실종학생의 부친 한 분이 “배가 침몰되는 그 당일 날부터 해서 조금만 더 사실적이고 조금만 비판적인 보도를 언론들이 내보내 줬다면 생존해서 만날 수 있었던 아이들이 있었을 거란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라고 말한 것은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정부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혹시나 정부의 책임론이 확산될까봐 비판적인 언론을 통제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정부는 사고 직후 세월호 승객 전원이 구조됐다고 잘못 발표 하고, 언론은 이를 그대로 전해 혼선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는 재난 상황반을 설치하여 방송 및 인터넷을 모니터링하고 방송사를 ‘조정통제’ (이후 ‘협조요청’으로 수정)하는 등 사실상의 언론 검열과 여론조작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손석희 앵커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구조 작업에 한 가닥 희망을 준 이종인 다이빙 벨을 소개하는 인터뷰를 뉴스에서 방영했다고 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징계를 추진중인 사실은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터넷상의 공론 형성에도 여러 가지 구실을 들어 각종 차단 및 삭제 조치를 통해 자유로운 소통에 제약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방송 장악과 인터넷 통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 대해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인 언론 자유를 억압하는 일을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슬퍼하고 분노하는 해외 교수, 학자 1,074명 일동 (이중 해외 교수 577명)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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