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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정을 몽땅 받은’ 정몽준의 눈물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정을 몽땅 준 사람’이라고 스스로 소개했던 정몽준(63) 의원이 눈물을 흘렸다. 새누리당 서울시장후보 경선에서 당원들의 ‘정을 몽땅 받았은 것’에 감격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경선에서 71.1%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막내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으로 승리에서 멀어진 듯 했으나, 당심은 정 의원의 ‘뚝심’과 ‘본선 경쟁력’을 선택했다.

정 의원은 이날 후보자 수락연설을 하는 도중 북받친 감정에 말을 잇지 못했다. 담담하게 연설문을 잃던 그는 아들 관련한 대목에서 울먹이다가 “제 막내아들 녀석도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기 바란다”며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경선막바지에 아들의 막말 논란을 지켜봐야 했던 아버지, 정몽준으로선 마음 고생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흘린 눈물에는 비주류 정치인의 설움도 녹아 있다. 7선의 국회 최다선 의원이지만, 정치에 있어서만은 비주류로 살아온 게 바로 정 의원이다. 사실 정 의원은 26년 의정 생활에서 이렇다할 승부를 보여주지 못했다. 5선까지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에서 무소속으로 활동한 탓이 크다. 2002년 대선 때는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야권 단일화 선언을 했으나, 선거 하루 전날 철회했다. 이후 한나라당 대표에 오르기도 했지만, 2010년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했다.

이번 경선에서 정 의원은 7선 의원의 뚝심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막판 추격이 거셌지만 대세론을 확인시키며 ‘찬잔 속 태풍’으로 잠재웠다. 인물 검증으로 포장된 네거티브 선거전도 버텨냈다.

하지만 정 의원의 승부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본선인 오는 6월4일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인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진검승부를 벌여야 한다. 어느 새 노련한 정치인으로 변신한 박 시장을 꺾기란 만만찮다. 더욱이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로 1조5000억원(지분가치)의 재산을 보유한 그로서는 ‘재벌 대 서민’ 구도로 선거전을 치러야 한다.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도 넘어서야 할 과제이다. 12일 후보 경선에서 당심을 한 몸에 안았던 그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심도 함께 얻어 지금껏 강조한 대로 ‘서민을 중산층으로 이끄는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될지 궁금하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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