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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중견기업 육성 뒤엔 輸銀이 있었다…중견 모니터업체 ‘토비스’, 히든챔피언으로 레벨업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발돋음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한국 사회에서 남다른 기술력만 가지고는 사업을 영속하기가 사실 어렵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인 토비스는 현재 글로벌 카지노 게임기 모니터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다툴 정도로 기술력이 있는 회사가 됐지만,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때 고난이 많았다. 특히 해외 시장에 진출하거나 사업확장을 위해 투자가 필요할 때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의 히든챔피언 육성 프로그램 덕에 안정적인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김용범(사진 가운데) 토비스 대표이사가 토비스 본사 내 기술개발(R&D)센터에서 천헌철(왼쪽) 수출입은행 경인지역본부장과 함께 곡면(Curved) 디스플레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네오디스 인수로 모바일 분야까지 확대=산업용 모니터 생산업체였던 토비스는 지난 2007년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모듈업체인 네오디스를 합병하며 사업영업을 확장한다. 토비스가 경쟁력을 가진 카지노 모니터 사업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어려운 탓이다.

당시 모바일 디스플레이는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을 때였다. 계속 기업으로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던 토비스 입장에선 어쩌면 모바일 디스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네오디스의 인수가 당연한 수순이었을 수 있다.

덕분에 토비스는 수익 다변화는 물론 미래 수익성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산업용 모니터는 물론 모바일 제품군까지 두루 갖춘 종합 디스플레이 전문업체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제품군을 다양화한 토비스의 다음 과제는 바로 해외진출이었다. 삼성이나 LG 등 글로벌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상당부문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다 보니 이들에게 TFT-LCD 모듈을 공급하는 토비스 역시 중국 생산시설이 필요했다.

토비스의 곡면 LCD가 적용된 카지노 모니터.

▶히든챔피언 지원으로 중국 진출=토비스에게 중국시장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땅’이었다. 삼성, LG 등 휴대전화 완성업체 뿐 아니라 다양한 바이어들이 있는 엄청난 시장이었다. 수천개의 자재업체로부터 쉽고 싸게 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건비 역시 국내보다 저렴했다.

문제는 자금이었다. 토비스가 중국 투자를 결정한 지난 2010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아직 가라앉지 않을 때였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해외투자를 위한 장기 달러자금 차입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 이때 ‘가뭄의 단비’처럼 만났던 것이 바로 수출입은행의 히든챔피언 육성 프로그램이다.

수은은 토비스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평가하고, 중국 대련 소재 공장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270만달러를 2%대의 저금리로 대출했다. 이는 시중은행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었다. 대출기간은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 장기대출로 취급했다.

중국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토비스는 장기로 대출받아 원금 상환 압박에서 다소 자유로울 수 있었다. 여기에다 담보 없이 공장 설비 투자자금 100억원까지 추가로 대출받았다. 시중은행이라면 담보가 없기 때문에 대출을 거절할 수도 있었던 사안이다.

▶2000억원대 매출이 배이상 ‘껑충’=토비스는 수은의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현재 중국 4개, 미국 1개 등 총 5개의 해외 사업장을 생산 및 판매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에 인수한 중국 대련의 생산공장은 매출액이 지난 2010년 700만달러에서 2012년 2200만달러로 3배 이상 성장했다.

이에 토비스는 ‘수출 3억달러 이상, 세계시장 점유율 5위 이내’인 자격 기준에 부합하며, 지난해 8월 ‘한국형 히든챔피언’으로 인증받기도 했다.

토비스의 매출액도 덩달아 상승하는 추세다. 히든챔피언 육성기업으로 선정됐던 지난 2010년에는 매출이 2003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728억원으로 배 이상 커졌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38억원에서 171억원으로 뛰었다.

내실도 좋아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위에 그쳤던 카지노 게임기 모니터 점유율이 올 1분기 경쟁사인 코텍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LCD 모듈 부문에서는 지난 2013년 4월 국내 최초로 산화인듐주석(ITO) 필름을 없앤 터치패널 양산에 성공해 소니사에 납품하기도 했다.


김용범 토비스 대표이사는 “수은의 히든챔피언 육성 프로그램과 다양한 해외 투자자금 대출 덕에 글로벌 성장기반을 조기에 구축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토비스와 같은 중소기업들이 해외진출에 많은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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