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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리더십의 위기 박근혜, 앞으로도 첩첩산중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숫자로만 보면 당사자나 이른바 ‘친박(親朴)’ 진영은 세상이 무너진다고 요란 떨 필요는 없다. 국정 지지율은 여전히 과반을 넘고 있다. 정부 무능이 8할 이상 작용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닌 세월호 대참사에도 57.9%란 지지율은 상식선에서 보면 미스터리할 뿐이다.

리더십 측면에선 박근혜 대통령에겐 위기다. 진도 앞바다에서 별이 된 젊은 생을 기리는 국화꽃 행렬이 20만 명을 훌쩍 넘긴 건 전임자를 뒤흔들었던 촛불보다 훨씬 큰 심정적 동조와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수치로 어림잡을 성질이 아니다. 때가 아니라며 2주를 버티다 사과한 박 대통령은 “적폐를 바로잡지 못해 한스럽다”, “인명구조 소식이 없어서 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타이밍을 놓쳤기에 공명(共鳴)이 약하다. 유가족에게 건넨 조화가 불청객 대접을 받은 게 방증이다.

‘국가개조’라는 처방전은 실무적으론 완벽한 수사다. 손 댈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기에 개조는 필수다. 박 대통령은 사고 첫날,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해 “해경 특공대도 투입해 선실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해경 대응의 시작은 고무보트 1척이었다. 그래서 관피아ㆍ철밥통 추방, 비리사슬 끊기, 공직자의 유관기관 취업제한, 공무원 임용방식 개혁 등 내놓을 수 있는 조치는 다 꺼냈다. 능력없는 쪽을 믿었던 박 대통령이 분노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박 대통령은 다만, 근원을 꿰뚫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참사는 한국에서 리더의 제1덕목은 ‘줄행랑’이라는 걸 알렸다. 사적 영달을 위해 점수를 따고 입신한 자들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무능력해도 자리보전하다 윗선이 되면 리더랍시고 행세하는 고질병을 고칠 방도를 박 대통령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결국 사람이 문제”라고 토로하긴 했지만, 박 대통령은 ‘이미’ 지시했을 뿐이고, 현장에선 해결방법을 찾지 못해 ‘아직’ 진행 중일 뿐이다. ‘이미 아직’이란 역설의 악순환 속에선 ‘국민이 미개해서’라고 말하는 얼치기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에게 최대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도무지 논리를 찾을 수 없는 ‘증세없는 복지’, 친박 꼬리표로 낙하산 타고 내려간 공공기관장 등을 놔두고 국가개조를 말하는 건 터무니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규제개혁도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런 핵심적인 국정 운영의 항로를 미세조정하지 않으면 대한민국호는 서서히 가라앉을 수 있다. 첩첩산중 속 리더로서 분연히 나설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1395일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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