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리치-라이프] 고종황제가 만든…0.001%만의 ‘110년 클럽’
1904년 설립 장충동의 ‘서울클럽’
현재 내 · 외국인 1000여명 회원 활동
가입비만 7500만원 · 월회비 35만원

철저한 회원제 운영 사생활 보호
3040 자녀들 위한 생일파티 · 캠프도


[특별취재팀] 스콧 피츠제럴드의 명작‘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 개츠비는 상류층 여성 데이지와의 사랑을 위해 백만장자가 된다. 그러나 가문도, 과거 행적도 알려지지 않은 베일 속 신흥 부자인 개츠비는 상류층으론 인정받지 못한다. 부 뿐만 아니라 지위와 교양 등을 갖춘‘ 그들만의 리그’는 개츠비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서울클럽은 이처럼 영화에서나 볼 듯한 상류층의 사교문화를 국내에 들여온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클럽 로비 전경

1904년 고종황제가 외국인과 내국인의 문화교류 촉진을 위해 만든 이 곳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과 내국인 회원이 각각 절반을 차지하는 사교클럽이다.

1400여평 부지에 휘트니스 센터와 레스토랑, 수영장, 테니스장, 어린이 놀이터 등이 있지만, 역사가 오래된 만큼 세련되거나 화려한 맛은 떨어진다. 그러나 1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통과 인맥’의 힘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클럽으로 들어서는 문

1000여명으로 알려진 이 곳 회원 가입비는 7500만원으로, 가입 후 매달 35만원의 회원비를 따로 낸다. 90년대 말 회원가입비가 3000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5년 새 2.5배가 오른 셈이다.

고가의 가입비가 준비되었더라도 3~4년 기다림은 필수다. 회원수가 정해져있어 기존 회원이 탈퇴해야 기회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려면 서울클럽 기존회원 2명이 추천이 있어야 한다. 추천을 받아 수년 기다려 차례가 되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심사를 받는다.

이처럼 가입 문턱이 높다보니 세간의 시선을 피할 수 있고, 때문에 정재계 유력 인사들의 발길이 어느 곳보다도 편하다. 서울클럽에서 누릴 수 있는 인맥이 여전히 주목받는 이유다. 

서울클럽의 야외 수영장

현대중공업 그룹 일가와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일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을 비롯해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정치권 인사들이 서울클럽 회원으로 알려져있다. 몇몇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도 자리가 없어 거절당한 뒤, 대기와 심사를 거쳐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전해진다.

서울클럽의 건재는 이처럼 깐깐한 회원제에서 나왔다. 클럽 내 휘트니스 센터나 레스토랑 등에서 오며가며 이들 유력 인사와 안면을 트고 교류에 나서는 것은 전통의 사교 클럽이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어린 자녀를 둔 3040세대 젊은 상류층도 서울클럽에 주목하고 있다. 

할로윈파티를 앞두고 꾸며진 로비

회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과의 글로벌 인적 교류에 대한 기대에서다. 자녀를 연간 수천만원의 국제학교에 보낼 정도로 ‘글로벌화’를 중시하는 상류층에겐 외국인 회원과 자연스레 만날 수 있는 서울클럽이 매력적이다. 실제 서울클럽 내 각종 시설에서는 절반이 외국인인 데다가 내국인들도 상당수가 영어로만 대화해, 해외에 나와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고 전해진다.

또 ‘문화교류’라는 설립 목적에 맞게 미국의 추수감사절이나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등 각국의 기념일에 여는 소규모 파티를 열어 교류 기회도 많다.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에 어린이 파티 프로그램이 따로 있고, 방학에는 외국인과 한국인 회원 자녀가 함께하는 캠프도 운영된다. 언어(영어) 뿐 아니라 여러나라의 친구들과 다양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힐 기회인 셈이다.

이처럼 젊은 상류층의 관심이 늘면서, 최근에는 회원들이 이용 가능한 연회장에서 국제학교에 함께 재학 중인 어린이들의 생일 파티도 열리고, 유명 영어유치원의 졸업식이 행해지기도 했다.

회원권이 없어도 사용료만 내면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호텔과 달리, 수영장 등 놀이 시설을 회원끼리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자녀의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젊은 상류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 가격면에서는 인근 반얀트리 호텔 회원권이 1억원이 넘고, 올림푸스 회원권(하얏트 호텔 멤버십)도 4인 기준 8500만원으로 최고 수준이 아니다. 시설 면에서 아무래도 세월의 흔적을 지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린 자녀의 교육에 대한 기대로, 입회 절차가 까탈스런 서울클럽의 선호가 높다.

외국인 회원은 준회원으로 국내 회원처럼 대기 기간이 따로 있지 않다. 다만 회원 가입비가 국내 회원보다 높아 외교관, 주재원 가운데서도 상류층이 회원으로 활동한다. 이에 2012년 파라과이 대통령 방한 시 이 곳에서 환영 만찬이 열리는 등 외국의 주요 인사 방문 시 관련 행사 장소로도 이용된다. 

[사진출처=서울클럽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EOUL-CLUB)]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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