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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셸ㆍ왕실마차ㆍ영빈관ㆍ의회연설…‘네 가지’ 없는 오바마의 日 국빈방문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엔 미셸ㆍ왕실마차ㆍ영빈관ㆍ의회연설 등 ‘네 가지’가 빠졌다.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18년만의 국빈 방문이어서 일본 열도가 들썩이고 있지만, 주요 절차와 일정 등이 빠져 한편으론 불편하고 어색한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다.

실무를 중시한 오바마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과 빠듯한 체류 일정이 파격 행보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은 미국이 일본을 과거처럼 중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의 여러 호의를 거절한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격식 파괴는 한국과 중국을 의식하면서,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미국의 ‘의도된 결례’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0년 일본 방문 당시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 [사진=미 백악관 홈페이지]

일본 국민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대목은 퍼스트 레이디 미셸 여사가 함께 오지 않은 것이다.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다른 나라의 국빈 초청을 받았을 때는 영부인을 대동하는 게 관례이지만, 미셸 여사가 ‘개인적인 일’을 이유로 미국에 홀로 남았다.

이 때문에 일본 현지 언론은 지난 3월 미셸 여사가 어머니와 두 딸과 함께 1주일 간 중국을 방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부부와 면담하는 등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펼친 것과 비교하며 서운함을 표현했다.

하마다 가즈유키 참의원 의원은 블로그에 오바마 대통령의 가정문제와 사생활을 언급하면서 미셸 여사의 불참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각에선 “무시당했다”는 말도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12시 공동기자회견을 한뒤 별도 오찬을 갖지 않는 이례적인 행보를 이어간다.

통상 정상회담과 공동성명 이후엔 오찬이나 만찬이 이어지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국빈 방문에 어울리지 않게 양국 정상이 서로 별도의 자리를 갖는 것이다.

이날 저녁 이어지는 왕실 주최 만찬에서도 많은 것이 빠졌다. 당초 일왕ㆍ왕후 부부가 주최하기로 했던 만찬은 미셸 여사가 자리하지 않으면서 미치코 왕비없이 일왕 혼자서 오바마 대통령을 응대하게 됐다.

여기에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찬장으로 이동할 때 왕실이 제공하는 차량 대신 미국에서 공수해온 특수 제작 차량을 이용할 예정이다.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 대사가 대사로 부임하던 당시 왕실마차를 타고 입궁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통상 왕실은 국빈 방문객에게 전용차량을 제공해 왔으나 미국은 이를 사양해 호의를 보인 일본 왕실을 머쓱케했다.

숙박 시설도 국빈방문 정상들이 주로 머물렀던 아카사카의 영빈관이 아니라 도쿄 시내의 미국 대사관 인근 호텔인 오쿠라를 선택했다.

때문에 지난 1996년 4월 국빈 방문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부인 힐러리 여사와 영빈관에 머물며 다음날 아침 조깅을 하는 등의 친근한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이밖에 중요한 의회 연설도 빠져 일본 정부는 여러모로 김이 빠졌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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