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시아 재균형 정책 시험대 될 오바마 아시아 순방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도쿄 시내 긴자의 유명 초밥집에서 ‘스시회동’을 갖는 것으로 아시아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에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을 방문키로 했던 그가 절반의 일정을 바꿔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급속도로 나빠졌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때문에 오바마는 이번 방문을 통해 대(對)중국 삼각 동맹의 양축으로 삼는 한국, 일본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악화된 두 나라 관계 회복을 시도하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전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아베 등 두 정상은 일본의 역내 정치 군사적 역할 강화를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국내외적 반대를 무릅쓰고 집단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변경을 추진한 데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주창한 ‘적극적 평화주의’가 국제 안보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화답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해서는 “일본의 주권이 미치는 곳으로 미일 안보조약 대상이 된다”고 분명히 밝혔다. 중국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추구할 경우 미국이 무력 개입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로선 한국이 더 걱정이다. 미국은 한미동맹이 ‘글로벌 가치동맹’으로 격상된 만큼 중국을 견제할 지역동맹으로서 한국이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지만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협조를 얻어야 하고 교역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한국으로선 적극 나서길 꺼리고 있다.

오히려 한국이 요구하는 전시작전권 전환 재연기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증대하고 핵 비확산 기조를 지키려는 미국에게 부담이 되는 형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꺼내들 비장의 카드는 ‘북핵’이다. 사실 11월 중간선거 이후 임기 마무리에 들어가야 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북핵은 협상이 시작돼도 성과를 장담할 수 없는 문제다. 그래서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과제다. 그러나 동맹을 챙긴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면서도 미사일방어시스템(MD)에 한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에 무게감을 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병통치약이기도 하다. 오바마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최근 50%대 아래로 떨어졌다. 주요 원인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교정책의 실패다. 그의 이번 순방이 아시아재균형 정책(Asia Rebalancing)을 구할 ‘순례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