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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인터뷰] ‘라이언 킹’ · ‘미스터피바디’ 감독, “뽀로로 귀여워, 난 최민식 열혈팬”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뽀로로’라는 TV시리즈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정말 귀엽더군요. 캐릭터 디자인이 정말 좋았어요.”

지난 1994년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을 전세계적으로 성공시키며 스타 감독으로 떠오른 미국의 롭 민코프 감독(52)이 신작 ‘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이하 ‘미스터 피비디’)를 내놨다. 한국 개봉(24일)을 맞아 헤럴드경제와 단독으로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민코프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TV시리즈인 ‘뽀로로’를 기억에 남는다고 했으며, 한국 배우 중 최민식과 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민코프 감독은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포비든 킹덤’‘헌티드 맨션’ ‘스튜어트리틀1, 2’ 등의 실사영화를 연출했으며, 특히 쿵푸를 소재로 한 ‘포비든 킹덤’에 이어 차기작 ‘차이니즈 오딧세이’를 예정해 놓고 있을 정도로 할리우드 내 ‘아시아 통’이기도 하다. 


그의 이번 영화 ‘미스터 피바디’는 아이큐 800에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만능의 천재강아지 ‘피바디’가 종을 뛰어넘어 소년 ‘셔먼’을 아들로 입양하고, 부자가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의 세계사 여행을 떠나 겪는 모험담을 그렸다. ‘슈렉’과 ‘쿵푸팬더’ 등 상식과 편견을 뛰어넘는 기발한 관계와 캐릭터의 영화를 제작해온 드림웍스의 신작이기도 하다.

민코프 감독은 개와 사람이 입양을 통해 부자관계를 맺는 설정에 대해 “아무리 황당해 보일지라도 관계를 진정성있게 다루는 게 중요했다”며 “가족관계에 대해 외모나 체격, 더 나아가 종(種)을 뛰어넘어 소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스터 피바디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엔 서툴지라도 훌륭한 아버지”라며 “이건 종종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점”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는 고대 이집트와 트로이 전쟁, 르네상스, 프랑스 혁명 등의 시대와 역사 속 인물을 만나는 시간여행이라는 내용에 대해서는 “역사적 인물들의 성격을 실제로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과장하고 재미있게 묘사해서 사람들의 기대를 넘어서게 하고 놀라게 하는 건 항상 재미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역사에서도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는 민코프 감독의 출세작 ‘라이언 킹’이 개봉 20주년을 맞는 해다. 민코프 감독은 “12년 동안 작업한 ‘미스터 피바디’를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에 개봉하게 돼 기쁘다”며 “자식을 잘 키운 부모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또 “두 편의 영화 ‘라이언 킹’과 ‘미스터 피바디’는 모두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다루고 있지만 굉장히 다른 방식으로 그리고 있다”며 “무파사는 사자들의 왕이지만 미스터 피바디는 인간들의 세계에 살고 있는 엄청나게 지적인 강아지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좋은 부모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법을 각각 깨우치게 된다”고 말했다. 


할리우드와 전세계 영화계에서 점점 중요한 시장이 돼가고 있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포비든 킹덤’의 VFX(시각효과) 작업 때문에 한국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내 최근작에 대해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며 “중국 박스오피스는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미국을 넘어서게 되는데, 이 말은 할리우드영화가 만들어지는 방식에 중국과 아시아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답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에서는 꼭 한번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들이 많이 있다”며 “그 중에서도 난 최민식의 열혈팬(big fan of Choi Min-sik)”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전문.

Q. 올해는 ‘라이온 킹‘ 개봉 20주년이 되는 해로, 신작을 공개하게 돼 더욱 뜻깊고,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남다르실텐데 소감이 어떠십니까?

A.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작업은 12년 간의 애정이 바탕이 되었어요. 드디어 이 영화가 극장에 걸리고 전 세계의 관객들을 만나게 될 수 있어서 자식을 잘 키운 부모처럼 저 역시 매우 기쁩니다.


Q. ‘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는 천재 강아지와 소년이 입양을 통한 부자관계를 맺는 설정이 돋보입니다. 영화 속에서도 이에 대한 갈등이 표현돼 있지만 어떤 관객에게는 불편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를 자연스럽게 보여질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을 쓴 것은 무엇입니까?

A. 강아지가 소년을 입양한다는 설정이 아무리 황당해 보일지라도, 이 관계를 진정성 있게 다루는 게 중요했어요. 미스터 피바디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엔 서툴지라도 훌륭한 아버지에요. 이건 종종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점이죠.


Q. 강아지와 사람을 가족으로 설정한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A. 저는 가족 관계에 대해 외모나 체격, 더 나아가 종을 넘어서 소통하고 싶었어요.


Q. 고대 이집트와 트로이 전쟁과 르네상스, 프랑스혁명 등 다양한 역사로 시간여행을 떠난다는 발상이 재미있습니다. 어린 관객들에게도 역사에 대한 흥미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영화입니다. 어떤 시각으로 역사와 역사 속 인물을 다루려고 했습니까?

A. 역사적 인물들의 성격을 재미있게 묘사해서 사람들의 기대를 넘어서게 하고 놀라게 하는 건 항상 재미있어요. 실제로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과장해서 말이죠.


Q. ‘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의 캐릭터는 1960년대 TV쇼 “록키와 불윙클쇼”로부터 비롯됐습니다. 원작의 캐릭터와 새롭게 만든 이번 작품 속 피바디를 비교한다면,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르게 창조 됐습니까?

A. 오리지널 쇼의 미스터 피바디는 모험가이자 발명가, 기업의 수장, 그리고 하버드 졸업생이었어요. 영화 속의 미스터 피바디는 이것들을 다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더 뛰어난 능력까지 가졌죠. 그는 요즘 미국에서 한창 붐인 줌바(라틴댄스를 응용한 운동) 이외에도 ‘피스트 범프’(주먹 인사)’ ‘파라슈트 팬츠’, 그리고 ‘백사이드 알리’의 발명가이기도 하거든요.


Q. ‘라이온 킹‘이 개봉한 지 20년이 됐습니다. ‘라이온 킹‘으로부터 이번 영화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작품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세계와 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두 편의 영화 모두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다루고 있지만 굉장히 다른 방식으로 그걸 그리고 있어요. 무파사는 사자들의 왕이지만 미스터 피바디는 인간들의 세계에 살고 있는 엄청나게 지적인 강아지이죠. 하지만 이 둘 모두 좋은 부모의 역할과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법을 각각 깨우치게 됩니다.


Q. ‘라이온 킹‘과 이번 작품의 스타일에서 어떤 차별성을 두고자 했습니까?

A.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건 ‘라이온 킹‘은 전체가 뮤지컬인 반면에 ‘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에는 단 하나의 뮤지컬 넘버가 등장해요. 엘튼 존 vs. 존 레논이요. 또한 ‘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가 시간여행을 다룬 어드벤쳐 코미디라면 ‘라이온 킹‘은 신화이자 영웅의 여정에 가까워요.


Q. 최근 할리우드에서 아시아 시장이 차지하는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할리우드 대작 영화들이 미국을 제외한 지역 중 한국이나 중국에서 최고 수준의 흥행성적을 내는 일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는 일이 될 정도입니다. 할리우드의 중심에 있는 롭 민코프 감독께서 체감하는 한국 시장, 그리고 아시아 시장의 위상과 중요성을 말씀해주십시요.

A. ‘포비든 킹덤 :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의 VFX 작업 때문에 한국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어서, 제 최근 영화에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무척 궁금해요. 중국의 박스 오피스는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죠. 이 통계는 매우 놀라운데, 2017년에는 중국의 박스 오피스가 미국을 넘어설 거라는 뜻이에요. 이건 할리우드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방식에 중국과 아시아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거라는 의미를 가지죠.


Q. 할리우드에는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영화인들이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쿵푸팬더2‘의 여인영(제니퍼 여 넬슨) 감독을 비롯해 드림웍스와 디즈니 등 많은 애니메이션 영화사에서 한국인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활동을 어떻게 보십니까? 또 이들이 가진 남다른 강점은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Q. 한국인들은 수 년간 할리우드에 다양한 방식으로 훌륭한 영향을 미쳐왔어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훌륭한 팀 멤버인 한국인들을 많이 고용해요. 그들은 훌륭한 열정과 지치지 않는 집중력을 가졌다고들 이야기해요.


Q. 한국영화나 한국 애니메이션을 보시거나 알고 계신 작품이 있는 지 궁금합니다.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지, 한국영화나 애니메이션의 개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A. ‘뽀로로’라는 TV 시리즈를 본 적이 있어요. 정말 귀엽더군요. 캐릭터 디자인이 정말 좋았어요.


Q. 차기작 ‘차이니즈 오디세이‘의 제작과 감독을 맡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포비든 킹덤 :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도 연출을 하셨는데 아시아 문화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 이유와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저는 1997년에 처음 중국을 방문했어요. 지난 삼십년 간 나라의 발전에 큰 영향을 준 경기 번영기 초반이었죠. 포비든 시티를 처음 걷는데, 숨이 멎는 것 같았어요. ‘라이온 킹‘의 개봉시기에 일본도 방문했는데 그 쪽 문화에도 똑같이 매력을 느꼈죠. 서울을 여행했을 때, 한국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에 있어 예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매우 세련된 나라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Q. 한국적인 소재로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들거나, 미국관객들에 흥미를 끌 수 있는 한국영화를 제작한다면, 한국의 어떤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혹시 견해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십시요.

A. 한국의 역사나 문학을 기반으로 한 구체적인 스토리를 떠나서, 꼭 한 번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한국 배우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전 최민식의 열혈팬이기도 하거든요.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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