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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세월호 침몰에 분양ㆍ경매시장도 가라앉아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건설사들은 보통 아파트 분양을 위해 사람이 몰리는 주말 견본주택을 열고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합니다. 첫 주말 사흘간 관람객수는 아파트 단지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로 꼽히죠. 분양을 하는 건설사들은 따라서 월요일 새벽이면 으레 주말 견본주택 사진과 함께 얼마나 많은 방문객을 견본주택을 찾았는지 자료를 만들어 언론에 배포합니다. 견본주택에 사람이 북적북적한 사진과 수만명 방문했다는 보도자료는 홍보에 가장 큰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 주말엔 이런 보도자료를 보낸 건설사가 거의 없었습니다. 지난 주말 현대건설이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짓는 ‘마곡힐스테이트’, 세종시 중흥S-클래스리버뷰2차, 충북 충주시 충주2차푸르지오 등이 대대적으로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을 시작했는데도 말입니다.

이유는 예상대로 건설사들이 세월호 침몰로 인한 전국적인 애도 물결에 혹시 누를 끼쳐선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합니다. 분양 홍보자료라는 게 사람들 많이 몰리고 들썩들썩 신나는 분위기를 전하는 것인데 지금 상황은 도저히 그럴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거죠.

최진욱 마곡 힐스테이트 분양소장은 “견본주택 개관 때 하는 테이프 컷팅식 등 일체 이벤트를 열지 않았다. 평소 구매의사를 가진 소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차원으로 최대한 차분하게 진행 했다”라고 하더군요.

최근 사람들이 대거 몰린 경매 현장도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은 것처럼 보이네요. 기본적으로 응찰자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주(4월14~18일) 전국 부동산 경매물건에 응찰한 총 응찰자수는 4489명으로 전주(5487명)보다 1000명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최근 4주 동안 전국 부동산 경매시장의 주간 평균 총응찰자수는 5451명이었습니다. 시장 상황이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는데 주간 단위 응찰자수가 이렇게 줄어들었으니 아무래도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일정정도 작용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부동산 매수심리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간접적으로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온국민이 슬픔에 빠졌습니다.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할 정도입니다. 주택시장도 예외일 수 없는 듯합니다. 세월호로부터 희망의 소식이 들려오길 바라는 마음은 어디든 똑같은 것같네요.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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