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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 사고] 기부ㆍ봉사활동ㆍ애도의 글…연예계의 시계도 그 날에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6일째, ‘초유의 인재’ 앞에 대한민국의 시계는 지난 16일에 멈췄다. 연예계도 비탄에 빠지긴 마찬가지였다. 예정된 영화 및 드라마 홍보 행사와 공연은 취소됐거나 연기됐고, 방송사는 웃고 노래하는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결방하고 뉴스특보 체제에 돌입했다.

애타는 마음으로 뉴스특보를 바라보던 스타들의 몸과 마음은 이미 진도로 향했다.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SNS에 기도하는 마음을 담아 적었고,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구조와 봉사활동에 나섰다. 원활한 구조활동에 써달라는 마음을 담은 기부 행렬도 이어졌다.


▶ “구조에 써주세요” 기부하는 스타들
=배우 온주완은 지난 19일 오후 9시30분 한국 구세군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구조를 돕는데 써달라”며 1000만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

온주완은 자신보다 앞서 선행에 동참한 배우 송승헌을 언급하며 “승헌 형이 먼저 좋은 일을 하신 것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비교할 수 없는 금액이지만 힘들 때 나누는 일이 꼬리를 물어야 된다고 생각해 전화를 드리게 됐다. 더 많이 보탬이 못 되서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같은 날 오전엔 영국 출신의 소녀 가수 코니 탤벗(14)이 자신의 트위터에 “슬픈 시기를 맞은 한국으로 내일 떠난다. 콘서트 수익금을 여객선 사고에 기부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니 탤벗은 오는 27일 오후 3시와 7시 총 2회에 걸쳐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무대에서 ‘코니와 친구들의 행복한 콘서트’를 개최한다.


두 사람에 앞서 송승헌은 세월호 구조 돕기와 유족 지원을 위해 구세군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송승헌은 앞서 트위터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애도를 표하고, 실종자분들이 무사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는 글을 남겼다.

송승헌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2억 원을 기부했다.

▶ “이대로 있을 순 없잖아요” 구조, 봉사활동=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던 스타들은 이미 진도로 발길을 돌렸다.

배우 정동남은 지난 17일 세월호 침몰 현장에 투입돼 한국구조연합회 회원 50여명과 함께 실종자 수색을 시작했다. 대한구조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동남은 과거 수중파괴대(UDT) 요원으로 활동, 미국 연방교통안전국 표창을 받았으며,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 당시에도 수색 작업에도 참여했다.

개그맨 김정구도 산업잠수 전공을 살려 진도 여객선 침몰 구조 작업에 합류했다. 


김정구는 1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고자 진도로 자원봉사 가는 길입니다. 아이들도 저도 무사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라는 잠수산업기사 자격증을 공개했다. 18일 현장에 도착해서는 “500여명의 다이버 중 산업잠수를 하신 분들은 1/3 정도라고 합니다. 작업선이 턱없이 모자라 작업이 더뎌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선으로는 공기통을 메고 들어가는 작업밖에 할 수 없고, 지금 상황에서는 자살행위라고 합니다. 표면공급식 잠수를 해야 잠수사도 안정하고 작업 효율이 배로 상승합니다. 바지선과 산업잠수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알리며 사흘간 구조활동에 참여한 뒤 20일 귀가했다.

박인영도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안 되겠다. 가봐야겠습니다!! 내일 또 다시 희망을 걸어 봅니다. 날씨가 좋아라..제발!!”이라는 글을 남기며 진도로 향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이후 18일에도 “구세군 홍보부장님과 친구 2명, 매니저 오빠들 2명하고 같이 진도로 갑니다. 작은 손길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모두 힘내세요!!”라며 봉사활동에 나서며 애도의 마음을 넘어 실천으로 실종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 분노와 아픔, 기도의 마음으로=묵묵히 기도하며 함께 아파했다. 스타들의 SNS엔 그 절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배우 심은경이 지난 17일 트위터에 “미안합니다. 아무것도 못 해주고 이렇게 해줄 수 있는 게 기도뿐이라서”라는 글로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너무 마음이 아파서 무엇 하나 일이 잡히지 않습니다. 우리 어린 친구들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요. 깊이 애도를 표합니다”고 적었다. 글과 함께 심은경은 세월호 침몰 사고의 희생자와 피해자에 건네는 시 ‘조남준의 발그림’을 함께 올렸다. 공개된 글 속에는 “착한 바보들아. 항상 시키는 대로 따르기만 했던 착한 아이들아. 가만히 있으라면 가만히 있고 기다리라면 기다리고 누가 예쁜 우리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었니”라는 내용의 시가 적혀있었다.

배우 문성근도 20일 “참사 5일째인데 어떻게 아직도 급선회 이유조차 밝히지 못하나. 아이들 두고 내뺀 선원들 다 살아있는데”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적었다.

영화 ‘관상’ 등에 출연한 배우 김의성도 “이 사건의 초기에는 지나치게 슬픔에 감정이입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마음을 잘 운영했다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정말 모르겠다. 슬픔과 분노가 뒤섞여 구분할 수 없게 되었고, 마음이 폭동을 일으킨다”는 글을 남겼다.

개그맨 남희석은 오락가락하는 언론 보도와 지나친 속보경쟁에도 일침했다. “속보에 밀려도 좋으니, 정확하게 확인하고 전달해주시길”이라며 “사망자 이름 또 틀려서 정정보도 나오네요. 가족들 더 아프게 하지 마시길”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 SNS에 가짜 기사 만들어 유언비어 유포하는 놈, 가짜 문자 만들어 유포한 자, 인간으로서는 해서는 안되는 악성 댓글 남기는 버러지 같은 놈, 절대 그냥 두면 안됩니다. 구조와는 따로 신속히 잡아서 공개해야 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의 아내이자 일본 톱모델 야노 시호도 지난 17일 블로그에 “무사하기를 기원합니다(無事をお祈りします)”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아픔을 함께 나눴다.

이 글을 통해 야노시호는 “뉴스를 보고 한국의 대형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현재까지 구출 활동이 이어지고 있는 걸 알게 됐습니다”며 “같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한시라도 빠른 구출과 승객의 무사 귀환을 기도합니다”라고 적었다.

가수 이승철도 트위터에 “19일 강릉 공연을 26일로 연기했다”며 “기적을 기다리는 우리 모두의 기도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가수 이정도 세월호 침몰 사고에 애도를 표하며 5월 17~18일로 예정된 단독 공연을 잠정 연기했다. 이정은 앞서 19일 트위터에 “비단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하나씩 떠오르고 있는 정부의 썩은 물과 고름 같은 X들. 무능력하고 고지식한 돈만 명예만 밝히는 멍청이들 알아서 내려가라. 진짜 필요한 게 뭔지 도대체 언제 알 겁니까. 왜 꼭 이런 일이 터져야 합니까”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2PM의 찬성은 “사건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처가 곧 우리 사회를 보여준다. 지금 우리가 어떤 환경에 처해있는지 한 사건을 통해 알 수 있으며 그것 또한 남의 일이 아닌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지금 사회는 병들어 있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소녀시대의 서현도 “눈물이 마를 정도로 흘린 눈물은, 이미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고통일 텐데. 이제 더는 상처받을 일이 생기지 않길. 기적이 일어나길. 정말 간절하게 기도합니다. 이번 일로 희생하신 모든 분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애도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2AM 조권도 트위터에 “대한민국이 물에 잠겨버린 것 같다. 오늘이 수학여행 3일째. 우리 아이들 짐 싸서 집에 가야하는 날인데…”라는 글을 통해 비통한 심경을 비쳤다. 조권은 사고 발생 당시인 16일에도 “오늘 하루만 해가 지지 않길. 무사 구원되길 기도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는 글을 연이어 올리며 실종 학생들의 무사 생환을 기원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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