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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닉빠진 금융권 두 얼굴…“악몽 꾸는 것 같아” vs “터질게 터지고 있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금융권이 올 들어 은행, 카드, 보험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터져나오는 각종 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금융회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 1월 카드고객 정보가 대규모 유출된 사고를 전후로 동시다발적으로 곳곳에서 사건이 터져나오는데 악몽을 꾸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가리워진 비리와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카드사 임원은 “최근 일련의 사고들은 터질게 터지는 것일 뿐”이라며 “우리나라 금융이 전반적으로 한계에 직면에 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진국형 성과체계에도 원인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은행 임원은 “은행들이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급속도의 인수 및 합병(M&A)을 거치면서 영미식 성과우선주의를 앞다퉈 도입했다”며 “하지만 이후 선진국들이 팀 단위 성과체계로 전환한 데 비해 우리 은행들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 토네이도급 외풍(外風)에도 비교적 잘 견뎌왔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어느 금융사 할 것 없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비리ㆍ횡령ㆍ부당대출ㆍ정보유출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해당 사고들의 진앙지가 내부라는 점이 사안의 심각성을 더 한다.

작년 9월 동양증권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 피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11월에 국민은행에서 내부횡령 사고가 터졌다. 올 들어서는 카드사에서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초대형 사고 발생하면서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했다.

2월에는 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이 KT ENS 협력업체의 대형 사기대출 사건에 휘말리면서 대출심사의 허술함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본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의 비리도 연달아 터지고 있다. 특히 도쿄지점 문제는 지난해 11월 국민은행에서 시작돼 우리은행, 기업은행에 이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선 금융사 직원이 가담한 사고의 규모가 점점 대형화되고 있다. 작년 11월 터진 국민은행 횡령 사건은 직원이 국민주택채권의 원리금 110여억원을 횡령한 사건이다. 올 4월엔 팀장급 직원이 부동산개발업자에게 1조원 가까운 규모의 허위 입금증을 발급해준 사건 등이 발생했다. 최근엔 한화생명에서 내부 직원이 30억원 대출의 허위보증을 선 사건이 적발되기도 했다.

또 지난 16일엔 농협생명의 고객 정보 35만건이 외주업체 직원에게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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