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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 사고] ‘배를 버리고 도망가다니…’ 외신들, 세월호 선장ㆍ선주 비난 쇄도
[헤럴드경제=문영규ㆍ강승연]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외신들은 ‘최악의 리더십으로 인한 인재(人災)’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운영사인 청해진해운과 선장의 무책임한 대응 때문에 이번 사건이 1993년 서해훼리호 이후 최악의 해양사고를 기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17일(현지시간) 온라인판을 통해 세월호 참사는 한국 기업 총수들의 비겁한 리더십을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포브스는 “기업은 한국을 ‘무명에서 영웅으로’(zero-to-hero) 만든 주역”이라면서도 “기업 고위 임원들은 불투명한 경영을 하고도 주주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등 법 위에 서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비판했다.

특히 청해진해운의 김한식 대표가 ‘충격’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두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정에 출석할 때 동정을 유발하기 위해 일부러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는 한국의 기업 총수들을 거론하면서 김 대표를 이 같은 ‘휠체어맨’(wheel-chairmenㆍ휠체어와 회장을 뜻하는 체어맨의 합성어)에 빗대기도 했다.

사고 후 제일 먼저 배를 버리고 탈출한 것으로 알려진 이준석 세월호 선장도 집중포화를 맞았다.

 사진=세월호 침몰 사고를 한국 재벌 총수들의 고질적 병폐와 연결시켜 분석한 포브스 [자료=포브스]


포브스는 이 선장이 사고 뒤 32분만에 탈출했다고 소개한 뒤 “선장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제일 먼저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면서 “21세기엔 선장이 배와 운명을 같이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할지라도 제일 먼저 배를 탈출한 것은 터무니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 선장이 배가 좌초되고 기울기 시작한 지 불과 40분 만에 탈출했다”면서 “승객들을 포기한 선장의 대응 방식이 공분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선장의 처벌 수위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그는 현재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이준석 선장의 책임과 처벌 수위에 대해 보도한 ABC 방송 [자료=ABC]

ABC 방송은 “가라앉는 배에 선장이 남아있어야 한다는 국제 해양법은 현재 없다”면서도 “한국은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이며 IMO는 선장에 대해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ICSLS)이란 규약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ICSLS는 선장이 배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강제하진 않지만 선장은 배와 승객의 안전에 대해 온전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 IMO 측의 이메일 답변서 내용을 공개했다.

특히 ABC는 이를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사건과 비교했다. 지난 2012년 이탈리아 라치오주 치비타베키아 항구를 출발한 코스타 공코르디아호는 티레니아해 토스카나 제도 지글리오섬 인근에서 암초와 충돌한 뒤 기울어지면서 전복됐으며,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32명이 사망했다.

당시 배에는 4200여명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지만 선장이었던 프란체스코 스케티노는 배를 포기하고 가장 먼저 대피한 것으로 드러나 이탈리아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 수감됐고 검찰은 배에 남은 승객 300여 명을 버리고 혼자 탈출했다며 직무유기죄를 적용해 2697년형을 구형했다. 재판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사진=CNN 방송은 구조 소식을 속보로 계속 전하면서 사태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자료=CNN]

또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미국 CNN 방송은 생존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배가 가라앉는데도 선실에 계속 있으라는 안내 때문에 화를 키웠다고 일갈했다.

여기에 CNN과 블룸버그 통신 등은 특히 세월호가 일본에서 20년 동안 운항한 뒤 2012년 한국에 수입돼 객실을 증축했다는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와 NBC 방송은 구조 인원과 관련된 당국 간 혼선을 지적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2시 브리핑에서 368명을 구조했다고 발표했다가, 중복 계산 등으로 집계가 잘못됐다며 164명으로 정정했다. CNN은 한때 학생들 전원이 구조됐다고 발표했다가 철회하면서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원성을 샀다고 전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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