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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60시간’ 나이지리아 침몰 에어포켓의 기적
나이지리아서 좌초된 예인선 선원
에어포켓서 버티며 기적의 생환

“주위는 깜깜하고 시끄러웠습니다. 예수님을 부르며 구해달라고 울부짖었고 열심히 기도했어요. 몹시 허기지고 갈증도 심하고 춥기도 했지만 구출되기를 바라면서 단지 기도만 했습니다.”(해리슨 오케네, 에어포켓 생존자)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48시간이 흐르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마지막 희망은 이제 ‘에어포켓’ 이다. 온 국민들도 한 마음으로 ‘재스컨-4(Jascon-4)호’의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5월 나이지리아에선 에어포켓의 도움으로 60시간을 버텨 기적적으로 구조된 바 있다.

12명의 선원을 태우고 나이지리아 근해를 항해하던 예인선 재스컨-4호는 나이지리아 망그로브 해안에서 12마일(20㎞)떨어진 해상에서 좌초됐다. 배는 수심 30m아래로 가라앉았다.

이 사고에서 29세의 요리사 해리슨 오케네는 12명의 선원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그는 화장실에 갔다가 참변을 면할 수 있었다.

오케네는 생존 이후 영국 일간 가디언지에 기억을 더듬으며 “오전 5시께 화장실에 있었고 갑자기 배가 빠르게 침몰하기 시작했다. 속도도 매우 빨랐다”고 말했다.

배에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비상 탈출 해치까지 다다르지 못했고 공포에 질린 3명의 동료 선원들이 흔들리는 배 안에서 물 속에 잠기는 것을 보아야만 했다.

배가 30m아래로 가라앉으며 그가 있던 화장실도 물에 잠겼으나 운이 좋게도 약간의 에어포켓이 생겼다.

오케네는 물이 가슴까지 차오르는 상황에서도 6병의 음료수만 마시면서 혼자서 3일에 가까운 시간을 버텼다.

사고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잠수팀이 투입됐고, 그는 망치로 두드리며 생존자를 확인하는 소리를 들었다.

구조팀은 산소부족으로 인해 호흡기가 약화됐을 수 있다는 점과 구조 과정 중에 패닉(공황상태)에 빠질까봐 우려하며 구조를 진행했다. 잠수부가 진입했고 오케네는 구출된 뒤 압력 적응을 위해 이틀 간 감압시설에서 지냈다.

잠수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이같은 수심에서 20분 이상 잠수하지 않는다”며 “이런 깊이에서 살아난 것은 경이적”이라고 평가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에어포켓=선박이 뒤집혔을 때 미처 방출되지 못한 공기가 선내 일부에 남아있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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