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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객선침몰> ‘현장’에 책임자가 없다…정치인 모시기 급급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진도 앞 바다에서 여객선이 침몰해 287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가족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경과 현장, 중앙본부 격인 진도실내체육관을 연결하는 책임자가 없다보니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 현장 상황조차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미흡한 정부의 사고 대처에 입을 모아 비난했다. 이들은 “안전행정부 소속 과장 한 명이 잠수부를 사고 현장에 투입했다는 말을 했을 뿐 이후에는 ‘해양수산부가 담당하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한다’면서 사고 현장의 상황조차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안산 단원고등학교의 한 교사도 “구조자 명단에 포함된 학생들을 치료를 받고 있다는 병원에서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며 “구조자 명단과 실제 확인된 학생들의 수가 다른데 이를 설명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이들의 외침은 공허했다. 안행부나 해수부, 정부부처 어느 한 곳도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 때문에 화가 난 실종자 가족들은 마침 현장에 방문한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물병을 던졌다. 그런데 정 총리 마저도 체육관 밖에 있던 50여명의 경찰 호의를 받으며 부랴부랴 사고 현장을 떠나자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가 더욱 격해졌다.

17일 현장에 있는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 측도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 이주영 해양수상부 장관 등 사건을 책임지는 관계자들이 안보인다 ”면서 “이렇게 준비가 미숙한지 몰랐다. 현장 책임자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던 중 ‘반전’이 일어났다. 전날 저녁 유력 정치인들이 체육관을 방문하기 시작하면서 정부 부처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후 8시께 현장을 방문, 정부 부처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상황보고를 받은 뒤 안행부와 해수부에 직원 20여명을 보내 상황을 통제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후 오후 8시40분께 실내체육관에서 이주영 해수부 장관과 서해해양경찰청 실무 과장이 가족들 앞에 나서 경과보고를 했다.

이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은 “우리가 3시간 넘게 소리를 질러도 꼼짝하지 않던 정부 부처 직원들이 높으신 양반들이 오자 태도가 변했다”며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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