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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雜鬪雜說]태권도 경기 완패 송가연, 룰 착각 안했어도 못 이겼다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당대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여성 신인 격투기선수 송가연이 최근 비공식적으로 마련된 태권도 경기에서 주부 태권도 선수에게 9대20으로 완패했다.

“태권도는 포인트제라 터치만 하면 되잖아요. 살짝 맞은 건 아무 대미지가 없었는데 점수(스코어보드) 보니까 (상대 점수만) 엄청나게 올라가 있었어요.”

송가연은 KBS2 예능 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마련한 이 경기에서 패한 뒤 해당 방송에서 이렇게 술회했다. 생소한 태권도의 채점 규정을 잘 알지 못했다는 고백이다.

실제로 송가연의 말처럼 격투기(종합격투기, 입식격투기)에서 타격에 의한 채점 규정과 태권도의 그것은 확실한 차이가 있다. 격투기에서는 킥과 펀치가 상대의 복부, 가슴, 안면 등 유효 공격범위에 적중하더라도 ‘최소한의 대미지’ 또는 ‘대미지를 입히기 위한 의도’가 반드시 있어야 득점으로 인정된다. 갖다 댄다고 해서 득점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에 반해 태권도는 갖다 대는 모양새더라도 분명한 접촉이 이뤄지면 점수로 인정된다. 태권도의 전자호구는 대미지의 강도를 따지지 않는다. 아마추어 복싱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송가연이 채점 규정을 숙지하고 있었더라면 경기는 달라질 수 있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이날 송가연과 주부 박지혜 씨의 경기는 점수 이상으로 일방적이었다. 태권도 대미지로 KO를 뺏기보다 점수로 승리하는 것이 유리한 경기다. 힘을 빼고 사전 동작 없이 순간순간 빈틈을 노린 3점짜리 얼굴 공격 대부분 적중했고, 송가연은 전혀 대항하지 못했다. 어른과 아이의 싸움이었다.

이는 룰을 숙지하고 있다 해서 극복될 수 있는 전력의 차가 아니다. 송가연이 단기간 태권도만 수련하면서 리벤지 매치를 준비한다 해도 결과는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이처럼 태권도 경기에서 타 종목 선수가 태권도 선수를 이기기란 상상 이상으로 힘들다.

물론 예외가 없지는 않다. 줄리엔 강은 자국 태권도 대표출신이라는 파비앙에게 승리했다. 이는 반칙과 같은 신체조건과 운동력을 지닌 줄리엔이 경량급 파비앙을 만나 연출된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송가연은 특출한 외모로 더 주목받고 있는 격투기 신예다. 기량을 더 끌어올려야만 기성 선수들과도 해볼만 하다. 모자란 기량은 예능에서 채워지지 않는다. 파이터가 허울이 아닌 진심이라면 쓸 데 없는 짓을 할 때가 아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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