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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바 왓슨, 2년 만에 마스터스 우승 탈환 “그린재킷 되찾아야겠다 생각”
2년 전 챔피언과 생애 첫 마스터스 출전의 신예는 11번홀까지 1타차로 팽팽히 맞섰다. 이들의 운명은 악명높은 ‘아멘코너’(11∼13번홀)의 두번째 홀인 12번홀(파3)에서 갈렸다. 지난해 신인상 수상자가 직접 핀을 노리며 자신있게 친 티샷이 그린 경사를 타고 굴러 내려가 워터 해저드에 빠졌다. 간신히 보기로 막았지만 경쟁자는 여유있게 파를 잡으며 2타 차로 격차가 벌어졌다. 마지막 아멘코너 13번홀(파5). 2012년 챔피언은 버디를 낚으며 차이를 더 벌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왼손 장타자’ 버바 왓슨(36ㆍ미국)이 2014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생애 두번째 그린 재킷을 차지했다. 

[사진=핑골프]

2012년 마스터스 우승자 왓슨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35야드)에서 열린 제78회 마스터스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80타를 쳤다. 왓슨은 2년 만에 그린 재킷을 되찾으며 우승 상금 162만 달러(약 16억8000만원)를 획득했다. 왓슨은 역대 마스터스에서 두번 이상 우승한 17번째 선수 명단에도 올랐다.

지난해 PGA 투어 신인왕 조던 스피스(21ㆍ미국)는 왓슨과 공동 선두로 출발, 역대 마스터스 최연소 우승을 노렸지만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2위(5언더파 283타)에 머물렀다. 마지막날 1타를 줄인 요나스 블릭스트(스웨덴)가 스피스와 동타를 이뤘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최경주(44·SK텔레콤)는 합계 6오버파 294타를 쳐 공동 34위로 대회를 마쳤다.

경기는 왓슨과 스피스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처음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선수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보인 스피스는 7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왓슨을 추월했다. 하지만 왓슨은 8번홀(파5)과 9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로 응수했고 10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11번홀(파4)까지 1타차 선두로 다시 앞서갔다. 왓슨은 아멘코너에서 격차를 더욱 벌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왓슨은 엘리트 코스는 커녕 골프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도 없는 선수다. 미국 플로리다 출신인 그는 어릴 때 농장에서 자라며 아버지 제리에게 솔방울을 치는 식으로 스윙을 익혔다. 그의 스윙이 ‘홈메이드’ 스윙이라 불리는 이유다. 그의 골프 철학도 심플하다.“스윙을 하면 샷이 나온다(If I have a swing, I have a shot)”는 것이다. 어깨를 어떻게 돌리고 팔을 얼마만큼 올리고 하는 식의 천편일률적인 교본 대신 올바른 궤도로 스윙만 하면 볼은 날아간다는 간단한 원리를 지키는 것이다. 이른바 ‘버바 골프’다.

2012년 마스터스 이후 우승 소식이 없어 애태우던 왓슨은 올해 2월 노던 트러스트 오픈에서 우승 갈증을 없앴고 이번에 다시 마스터스 정상에 복귀하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PGA 투어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 1위에 오른 그는 2012년에도 투어 최고 장타자로 이름을 날렸고 올해 역시 이 부문 1위(317.7야드)를 놓치지 않고 있다.

2년 전 마스터스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어머니 품에 안겨 눈물을 쏟았던 왓슨은 이날은 애써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보였다. 또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당시엔 농구선수 출신 아내 앤지가 2주 전 입양한 생후 6주된 아들 캘럽을 보살피느라 현장에 없었지만, 이번엔 두 돌을 넘긴 아들을 품에 안은 아내가 우승 순간을 함께 했다는 점이다.

왓슨은 “2년 전 우승은 행운이 따랐다면 이번 우승은 연습의 결과”라며 “오거스타의 그린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그린 재킷을 다른 선수(애덤 스콧)에게 넘겨주고서야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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