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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용동의 파워 부동산> 美 · 英, 부동산을 경제회복 동력으로 활용…한국은?
[헤럴드경제=장용동 대기자]미국 등 선진국 주택시장이 활황세를 맞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 시장은 정부의 임대차선진화방안 및 보완대책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회복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하지만 후속입법과정에서 수정이나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큰데다 지속적인 규제완화책 등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 점진적인 회복세는 지속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서울 비롯해 수도권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이 향후 본격화되면서 주택사업의 키워드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건전한 시장 정상화와 부침으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위해서는 단기대출에 대한 규제와 공급물량 조절은 필수적이다.

◆ 한국 주택시장 느리지만 지속 회복 전망, 재건축이 키워드= 지난해말부터 2월까지 강한 상승세를 보이던 주택 매매가격 및 거래량이 3월부터 다소 주춤해진 상태다. 주택임대차 선진화방안 발표이후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급매물 소화, 봄 이사철 경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매매거래량의 경우 지난 2월 7만9000건으로 전월에 이어 회복세를 이어갔다. 3월 들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지난 2013년 반등이후 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추세적인 우상향 기조 전환은 확실하다.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도 2월 7098건으로 양호한 수치를 보였으며 3월에 들어서도 15일 현재 4111건을 기록해 전년 수치의 80%수준에 달했다. 상승폭 둔화는 우려되나 절대수치는 증가될 전망이다. 3월 주택실사지수가 전월대비 상승하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점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특히 수도권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는 주택분양 계획지수와 재건축 지수 상승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여 향후 시장 회복이 가속화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건설사가 체감하는 재개발, 재건축 시장 경기지수는 2012년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재개발.재건축 예상물량은 6만6000여가구로 전년보다 123.6%가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5년 8만2000가구 공급이후 최대치다.

수익성 양호한 토지소진이 빨라지면서 중장기적으로 재개발, 재건축 시장이 향후 주택시장의 키워드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전월세 임대사업자 과세강화방침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거래량과 가격파급효과가 큰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 사업의 본격화 전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6월 전월세 세제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도 상승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 영국 시장, 활황세 진입, 자가주택지원책이 주효=영국의 주택시장 회복은 모기지 대출건수추이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2013년 모기지 대출이 73만5000건으로 전년대비 20%증가한데 이어 주택가격이 9.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도 1월말현재 7만7000건정도의 모기지 대출이 발생, 지난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가격도 2월중 7.9% 상승,2007년 10월이후 가장 가파른 추이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영국의 주택 가격은 지난 달까지 15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상승을 기록 중이다. 특히 런던의 집값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 1분기 런던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18%가 상승, 다른 지역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평범한 수준의 주택가격이 36만2699파운드(한화 6억3800만원정도)에 이르러 거품논쟁까지 재연되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영국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주택 구매 지원책 덕분에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가격의 5%정도만 있으면 새집을 살수 있는 ‘Help To Buy“제도를 적극 실현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생애 첫 주택구입자, 혹은 신규 건축주택으로 새로 이주하는 사람은 주택가격의 5%만 보증금으로 지불하면 정부가 주택가격의 20%를 대출로 지원하고 나머지 75%는 주택구입자가 별도의 모기지를 받는 제도이다.

정부지원금에 대해 첫 5년간은 무이자, 6년째부터는 1.75%의 저금리를 적용하게 되어 주택구입부담이 적다. 주택수요를 급격하게 끌어 올려 잉글랜드의 경우 제도 시행이후 1만건이상이 정부지원을 통해 매매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더구나 신규주택 공급은 최저수준을 부진을 면치못해 수급불일치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때문에 버블논쟁이 재연되면서 Help To Buy 제도폐지를 주장하나 정부는 되레 내년에 120억 파운드의 추가예산을 편성해 2차 지원정책을 추진중이다. 런던 집값 상승은 0.5%대의 초저금리 유지, 중동과 중국, 유럽의 부자들의 고가주택 집중매입 등이 추가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미국 시장, 경제회복 동력역할, 일부 지역 거품논쟁까지= 미국 주택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가장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2월 주택가격 보고서에 따르면 텍사스, 콜로라도, 네브래스카, 노스 다코타 4개 주의 주택 가격이 금융위기 이전 사상 최고 수준을 회복했으며 사상최고치 대비 10% 이내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주도 18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케이스쉴러가 공동으로 집계해 발표한 1월의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동기대비 13.2%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상승률이 13.38%에 달했다. 라스베이거스 주택 가격이 1년 전 보다 24.88% 올랐고 샌프란시스코가 23.11% 상승했다. 샌디에이고(19.39%), 로스앤젤레스(18.86%), 아틀란타(16.76%), 마이애미(16.51%) 등도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강한 상승세는 2월들어 다소 주춤한 상태다. 2월 신규 주택매매 건수가 5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이를 입증한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등이 작용, 주택시장의 회복세를 더디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미 상무부가 공개한 미국의 2월 신규주택 매매건수에서도 나타난다. 전월대비 3.3% 감소해 연율 기준 44만건을 기록, 5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인 것. 2011년 이후 강한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최근 1년 사이에 모기지 금리 및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신규주택 매매 역시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여기에 1~2월 혹한이라는 계절적 악재 까지 겹치면서 최근 미국 주택 수요자들의 구매 욕구는 더욱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2월 미국의 기존 주택판매도 전월 대비 0.4% 줄어든 상태다.

미국의 모기지 금리는 30년물 짜리가 현재 4.32%대를 보이고 있다.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중국 차이나머니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부유층 바이어들이 미국의 부동산 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부동산 버블 발생 시기 이전 수준까지 급등하는 추세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들이 구입한 주택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2007년도 5%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경제회복동력 활용 공감대, 양극화· 외국자본유입은 시사점= 영국과 미국 등이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경제회복의 동력으로 부동산시장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자가주택정책을 펼치면서 모기지 지원 등 적극적인 자금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5%의 자금만 있으면 나머지 95%를 사실상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다. 우리의 경우도 생애최초주택구입자로 제한했던 정부의 모기지 지원을 무주택 5년이상자로 완화, 시행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부동산시장을 내수불황 타개의 시발점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주택시장 정상화정책의 목표를 가격안정에서 좀 더 포괄적인 시장안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며 불필요한 규제 및 시장 개입은 과감히 완화, 내지는 철폐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미국과 영국의 주택시장 회복 경험이 말해주듯 정상화과정에서 양극화가 나타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미국의 경우 주택 가격 회복세가 주(州) 별로 뚜렷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네바다주의 주택 가격은 2006년 3월 고점과 비교했을 때 39.9%나 낮은 상태며 로드 아일랜드(-30.9%) 애리조나(-30.5%) 플로리다(-36.4%) 등도 2005~2006년 기록했던 고점과 여전히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고점 대비 20% 이상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주도 7개에 달한다.

영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영국 전역의 평균 주택 가격은 2007년 기록한 고점에 비해 3% 가량 낮다. 하지만 런던 주택 가격은 이미 2007년 고점에 비해 20% 가량 높은 상황이다.

이는 일자리와 인구 및 소득 등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교육환경이 양호하고 안전한 지역에 외국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런던에 중동,러시아 부호, 로스엔젤레스에 중국의 부자들은 100만달러를 상회하는 호화주택을 현찰 매입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국주택시장이 움직이고 차이나머니의 제주도 유입이 부동산 활황세를 유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 양극화와 외국자본 유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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