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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생수첩> 北 최고인민회의
[헤럴드경제=황해창 선임기자]북한의 최고인민회의가 9일 개막됐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김정은 체제이후 처음으로 지난 달 실시된 인민 대의원 선거에서 선출된 대의원 687명이 한 자리에 집결한다고 합니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우리의 국회 격이지만 정치적 무게는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사회주의 헌법’ 상 최고주권기관으로서,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를 비롯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에 대한 인사권을 가집니다.

따라서 주목되는 것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퇴진 여부와 함께 권력구조개편, 다시말해 국방위원회, 내각 등 국가기구에 대한 정비 향방입니다. 

지난해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7차 회의 전경

과거에도 그랬듯이 국가 통치 시스템에도 큰 변화 또는 권력 구조조정이 기대됩니다. 우선 최고 권력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재추대는 불문가지입니다. 특히 그의 직함에서 제1이라는 명칭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유일영도자를 강조할 경우 굳이 다수 중의 하나로 인식되는 직함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겠지만, 최고인민회의가 권력 변화기 때마다 굵직굵직한 선을 그으며 권력 시스템에 변화를 주도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자리를 굳혀가던 1972년 12월 열린 제5기 1차 회의에서는 개헌을 통해 주석제를 신설했습니다. 또 주석의 지도를 받는 중앙인민위원회를 설치, 수령의 영구통치가 가능한 유일 지배체제를 갖춰 김정일 위원장으로의 세습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1994년 7월 김 주석이 사망하고 김 위원장이 국방위원장에 재선출되면서 본격적인 김정일 시대를 연 것도 1998년 9월 열린 제10기 1차 회의 였습니다. 결정적인 때 역사적 전환점을 이뤄낸 셈입니다.

또 하나 관심거리는 올해 86세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15년만에 명예퇴진이 점쳐지고 있다는 겁니다. 보다 젊은 인사가 김영남 후임으로 발탁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지난해 12월 처형된 장성택 파문에 따른 구조조정 인사는 이미 윤곽을 드러냈지만 후속 구조조정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우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서 탈락한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과 백세봉 제2경제위원장, 장성택 등의 자리를 새로운 군부 실세로 떠 오른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등이 메울 것으로 확실시 됩니다. 장성택 처형 후 가지치기 인사가 어느 선에서 일단락 될지도 눈여겨 볼 만한 사안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어떤 정치적 선언이나 액션플랜이 구체화할지도 주목거립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 한ㆍ미 합동군사훈련, 미사실 발사와 인권문제에 대한 유엔의 강경대응 등 북한으로서는 소재가 다양한 편입다. 대미 강경 메시지틀 채택할 공산도 큽니다. 이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체제와 권력의 건재를 과시한다는 차원입니다.

워낙 불가측성이 강한 것이 북한문제라는 점에서 이번 회의가 연례행사의 의미 그대로 단순하게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켜 볼 일입니다. 

/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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