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영등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캐나다인 A(35) 씨는 국회 잔디밭에 서서 가방에 넣어 준비해온 ‘헬리캠’을 날리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제지돼 영등포 경찰서로 신병이 인계됐다. A 씨는 국회 정문에서부터 국회 본청 사이를 무선 조종 헬리캠을 띄워 2차례 이상 왕복시키면서 국회 전경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를 영등포 경찰서로 연행, 헬리캠에 실제로 국회의 상세 모습이 촬영됐는지 여부를 확인한 다음 관련 자료 삭제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A 씨의 부인은 유명 백화점 매니저로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오후 3시께 국회 앞 뜰에서 캐나다인 A 씨가 타고온 자전거와 그가 헬리캠을 담아온 가방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 확인하고 있다. |
경찰 관계자는 “특별한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서로 가서 의심이 가는 부분 등을 추가로 물어본 다음 집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A 씨는 경찰에 “물의를 일으켜 미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북한의 무인 정찰기가 연평도 등에서 추락한 채 발견되면서, 무선 조종 비행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회 경내에서 ‘헬리캠’이 뜬 것을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국회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대정부 질의가 진행됐다. 최초 신고는 국회 본청을 지키던 의경이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사건은 날이 따뜻해지면서 국회 앞 뜰을 찾는 시민들이 많아진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벚꽃축제가 오는 10일까지 예정돼 있고, 벚꽃을 찾아 여의도 인근을 찾은 시민들이 국회 경내로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일이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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