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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스모그 마스크’ 판매 급증…하지만 효과는 없다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중국 베이징에서 이제 생활필수품이 된 마스크. 심각한 대기오염 때문에 중국 뿐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서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며 관련산업이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의 성능을 검증하고 표시하는 기준은 미비해 ‘알고 쓰라’는 목소리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선 시중 일부 마스크가 효과가 없을 뿐 더러 이를 과신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열린 대기오염 방지에 관한 한 포럼에선 ‘PM 2.5(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를 기준으로 마스크 국가 표준을 제정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PM2.5는 폐까지 깊숙이 들어갈 정도의 미세한 크기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스모그 마스크’에 대한 정밀검사를 요구하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의사 리처드 생시르는 “소비자들이 어떤 마스크가 좋은 제품인 줄 모른다”면서 ”어떤 제품은 사람들을 오인시켜 마스크를 쓰고 바깥 활동을 늘렸다가는 더 해로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등 아시아에서 주로 사용하는 마스크는 외과수술용 마스크다. 이는 수술할 때 피가 튀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것은 아니다.


벤자민 카우링 홍콩대 보건대 부교수는 “외과수술용 마스크가 오염물질 여과 기능이 거의 없다는 건 상식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 마스크는 공기 중에 있는 50~500나노미터의 작은 입자를 20~25% 잡아낸다. 이는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벌어진 틈은 고려하지 않고, 마스크 표면 만을 통해 유입된 공기만 측정한 것이다. 이 정도 입자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 미만 정도 크기다. 쉽게 말해 경유 차량의 배기가스와 같다. 인체에 들어가면 폐나 혈류에 쌓이고 막힐 수도 있다. 즉 이런 흔한 외과용 마스크를 쓰면 유해물질 75~80%는 몸으로 들어온다는 소리다.

유해물질 95%를 걸르는 마스크도 있다. ‘N95 마스크’로 알려진 두꺼운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 마스크로, 얼굴에 착 달라붙는 형태다. 겹겹의 섬유를 통해 입자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는 미국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시험인증을 받는 산업용이다.

1회용으로 널리 찾는 게 3M 제품이다. ‘스모그 특수’ 덕에 미네소타에 본사를 둔 미국 3M은 1500만달러를 투자해 싱가포르에 공장을 짓고 ‘N95’ 생산을 70% 증산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한번쓰고 버리는 1회용 마스크의 가격은 30센트에서 6.7달러까지 다양하다.

방어율이 높은 ‘N95’는 반면에 호흡이 힘들 수도 있어, 심장과 폐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또 ‘N95’는 미세 입자는 차단하지만, 산화질소나 휘발성 유기화합물 같은 교통 관련 오염물질을 막지는 못한다.

호흡 기능과 여과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마스크 제품 개발 움직임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홍콩 폴리테크닉 대학교의 제품 및 기술혁신연구소의 월러스 량은 NYT에 “나노파이버를 여러겹 쓰는 마스크 개발을 위해서 지난해 미국에서 특허를 받았고, 많은 기업들이 우리에게 접촉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정 가스만을 막는 특정 마스크용 카트리지나 태양빛과 산소를 이용해 산화질소나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인체에 무해한 이산화탄소나 물같은 것으로 바꿔주는 시스템도 개발이 됐거나 개발 중이다. 이런 기능이 나오면 보통의 마스크에 장착해 기능을 더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신기술 개발에 앞서 가장 시급한 것은 현존하는 마스크들의 기능에 대해 정밀한 시험이 선행되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마스크 성능을 알리는 것 못지 않게 성능이 쓸모없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환경자문회사 퓨어리빙차이나의 루이청 대표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10년전에 모든 게 ‘친환경’이라고 했던 ‘그린워싱(Green-washingㆍ위장환경주의)’ 유행과 비슷하다. (마스크 시장에)마케팅만 많지 표시 규제는 없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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