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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증권사, 연봉높은 계열사 소장펀드 노다지인줄 알았더니..
[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17일 출시될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를 앞두고 증권사와 은행마다 불꽃 경쟁이 붙었습니다. 백화점 상품권 제공은 물론 추첨을 통해 노트북, 아이패드 등을 주기도 합니다. 한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한 사활이 걸린 전쟁 같습니다.

이때문에 증권사들은 최대한 모든 네트워크(?)를 가동해 물밑 가입유치전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연봉이 다소 낮은 지난해 신입사원이나 입사한 지 몇년 안된 회사원들이 주 타깃이지요. 어차피 결혼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모아야 하니 소장펀드가 딱 제격입니다.

소장펀드는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가 연간 600만원을 5년 이상 납입하면 납입금액의 40%, 연간 24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줍니다. 총급여는 1년동안 회사로부터 받은 급여에서 6세이하 자녀 보육수당 등 비과세급여를 뺀 금액입니다. 다만 직전연도에 근로소득이 없는 올해 신입사원은 가입할 수 없습니다.


소장펀드의 가장 큰 매력은 절세효과입니다. 5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가 600만원을 납입할 경우 연말 정산시 39만6000원(600만원 투자액 대비 수익률 6.6%)을 받을 수 있습니다. 펀드에서 수익률이 제로가 되도 6.6%의 이익이 발생하는 셈입니다. 총급여가 올라 8000만원이 되면 63만3600원으로 수익률이 10.56%로 올라갑니다.

요즘처럼 절세상품 빈궁기에 소드공제가 되는 알짜상품인데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한번 고객으로 만들면 최소 5년을 잡을 수 있으니 장기고객으로 만들기에도 아주 기회입니다. 그래서 증권사마다 소장펀드 유치전이 치열하게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든든한 계열사라는 우군을 둔 대기업 계열사 증권사마다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딱히 그런 것만도 아닙니다. 바로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 초임연봉이 5000만원이 넘는 기업들은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대기업 신입사원 초봉을 보면 현대모비스, 기아차, 현대차, BHI, 현대위아, 삼성중공업 등이 5000만원을 넘습니다. 일부 금융사와 공기업도 포함됩니다.

특히 최근 2014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해 구직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현대차의 대졸 신입사원 초봉은 6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네티즌들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사기도 했었지요.

삼성전자의 경우 초봉이 5000만원이 안되지만 연말에 초과이익성과금(PS)을 받을 경우 5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문에 삼성전자는 다소 연봉이 적은 생산직쪽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과 금융권에 2~3년 정도 근무하면 총급여가 5000만원을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때문에 증권사 중에 삼성그룹 계열의 삼성증권이나 현대차그룹계열의 HMC투자증권 등 관련 계열사들은 더욱 아쉬운 것입니다. 특히 현대차그룹계열은 핵심인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이 모두 연봉이 높다보니 가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수천명을 한꺼번에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노다지를 눈앞에 두고도 어쩔수 없이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과거 재형저축 출시 때 은행원들이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읍소하듯 가입권유를 할 때를 생각하면, 앞으로 증권사 직원이나 PB(프라이빗 뱅커)들의 고생도 눈앞에 선합니다. 특히 신입사원 연봉이 5000만원이 넘는 계열사가 있는 증권사 입장에선 연봉 5000만원 ‘허들’이 참 야속할 듯합니다. 일각에서 소장펀드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연봉기준을 6000만~7000만원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평소에는 연봉 높은 계열사가 있는 증권사가 월급통장개설이나 펀드판매 등에 여러모로 덕을 봤는 데 소장펀드만은 예외가 된 셈이네요. 소장펀드 마케팅전에서 느끼는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나 할까요.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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